주총 임박··· 삼성전자 등 주요 CEO 입에 관심 집중

2018-03-09 06:00

지난해 3월 24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제48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권오현 부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임박하면서 삼성, LG 등 주요그룹 최고경영자(CEO)들의 입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CEO들은 주총에서 전년 사업 내용을 결산하고, 올해의 목표와 시장 전망 등을 주주들과 공유하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대내외 사업 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만큼 CEO들의 발언은 어느 때보다 무게감을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LG···'미래 비전' 제시
지난해 나란히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삼성과 LG는 이번 주총에서 이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와 '혁신' 전략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 1위 삼성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약 1년간 총수 부재 상황에 놓였던 만큼, 변화된 쇄신안을 내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또 이재용 부회장 출소 후 처음 열리는 주총인 만큼 지배구조 문제, 순환출자 해소, 지주회사 전환 등 특단의 내용이 나올지도 주목된다.

지난해 열린 주총에서 권오현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 겸 부회장은 “(지주회사 전환 문제에 대해) 법률, 세제 등 다양한 측면에서 검토를 진행 중”이라면서도 “전환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존재해 지금으로서는 실행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 삼성은 지난해 지주사 전환을 포기하고 50조원에 달하는 자사주를 소각키로 했다. 

LG전자는 지난해 연매출 61조3963억원, 영업이익 2조4685억원의 실적을 달성하며, 창립 60년만에 처음으로 연매출 60조원 시대를 열었다. 영업이익은 2009년 이후 8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스마트폰 사업이 지난해 4분기까지 11분기째 연속으로 적자를 내는 등 부진한 상황이라 이번 주총에서 이에 대한 대응책이 언급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미국 정부의 세탁기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TV 수익성 강화 등의 과제가 산재해 있어 CEO들이 이와 관련된 해결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주총에서 정도현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은 "미국 등에서의 자국 우선주의 보호무역 확산, 원자재 가격 변동성 확대, 중국업체들의 공격적인 인수합병(M&A) 등 세계 경제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이같은 환경 속에서 LG전자는 어떠한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기 위해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적용해 선제적으로 미래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SK·현대차···'신성장 동력' 마련
SK와 현대차는 올해 주총에서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신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SK는 이번 주총에서 그동안의 M&A 성과를 공유하고, 향후 기업의 방향성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조대식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다양한 성장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육성해 글로벌 톱 티어(Global Top Tier) 수준의 사업형 지주회사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같은 목표에 맞춰 SK그룹은 SK하이닉스와 SK머티리얼즈, SK실트론 등 반도체 관련 기업과 SK매직 등 렌털 기업 M&A를 이어가며, ICT(정보통신기술), 에너지·화학·물류 서비스를 주축으로 기업의 체질개선을 이루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수요 침체와 경쟁 심화 속에서 성장 정체기를 겪고 있는 만큼 이번 주총에서 신성장 동력을 제시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주총에서 이원희 현대차 사장은 "올해 목표인 508만대 글로벌 생산·판매 계획을 반드시 달성하겠다"며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 전환에 따라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자율주행기술 개발에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주주들에게 약속했다.

하지만 현대차가 지난해 508만대보다 58만대 모자란 총 450만4825대를 판매하면서 목표치에 미치지 못해, 올해엔 어떤 전략을 내세울지가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