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종합] 달콤살벌한 '치인트', 시의성 담은 스릴러 '덫'을 놓다

2018-03-07 18:42

'치인트' 주연 배우들[사진=연합뉴스 제공]

이번엔 ‘영화’다. 신드롬적 인기를 구가한 웹툰 ‘치즈인더트랩’의 두 번째 변주다. 달콤한 로맨스부터 살벌한 스릴러까지 녹여낸 영화 ‘치즈인더트랩’이 관객들의 마음에 덫을 놓을 수 있을까.

3월 7일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는 영화 ‘치즈인더트랩’(감독 김제영·제작 마운틴무브먼트스토리·배급 리틀빅픽처스)의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김제영 감독을 비롯해 배우 박해진, 오연서, 박기웅, 유인영, 오종혁, 산다라박, 문지윤, 김현진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치즈인더트랩’은 모든 게 완벽하지만 베일에 싸인 선배 ‘유정’과 평범하지만 매력 넘치는 여대생 ‘홍설’의 두근두근 아슬아슬 로맨스릴러다. 지난 2010년부터 연재를 시작해 회당 평균 약 100만 뷰 이상을 달성한 순끼 작가의 웹툰 ‘치즈인더트랩’을 바탕으로 탄생했다.

영화 ‘치즈인더트랩’은 “원작 웹툰을 찢고 나왔다”는 평을 얻는 높은 싱크로율의 배우들을 자랑한다. 의뭉스러운 선배 유정 역에는 박해진, 덫에 걸린 평범한 대학생 홍설 역에는 오연서, 유정 때문에 꿈을 잃은 남자 인호 역은 박기웅, 그의 누나이자 안하무인적 성격을 가진 백인하 역은 유인영이 맡았다.

드라마에 이어 영화에서도 유정 역을 맡은 박해진은 “같은 원작을 두 번이나 연기한다는 것이 부담이었다. 16부작인 드라마도 짧다고 생각했는데, 영화는 두 시간 안에 담아야 해서 ‘어떻게 보여드려야 하나’ 걱정도 컸다. 하지만 너무 다른 모습을 보여드린다면 관객들도 혼란스러워 할 거라 생각해 같지만 다르게 연기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기웅을 비롯해 오연서, 유인영은 원작·드라마와 거리를 뒀다고.

박기웅은 “원작 웹툰과 드라마를 본 적이 없다”고 운을 뗐다. 그는 “원작 팬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서 서점에서 도서 전권을 구입했다. 정독하다 보니 오히려 더 헷갈리더라. 원작에 갇힐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책 읽기를 그만뒀다. 시나리오 안에서 해야 할 역할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고 환기를 해주고, 묶고, 풀어야 하는 걸 중점적으로 고민했다”며 원작·드라마에 갇히지 않기 위해 노력한 점을 설명했다.

유인영 또한 “웹툰, 드라마 모두 보지 않았다. 드라마 속 이성경 씨나 웹툰 속 모습을 따라하게 될 것 같아서 백인하의 느낌만 인지하고 연기하려고 했다. 영화가 학원물·스릴러가 더 강해지긴 했는데 전체적으로 아기자기한 느낌이 들어 백인하가 등장해 너무 튀는 느낌이 들면 안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백인하 다우면서 작품에 녹아들어 가는 느낌을 중요하게 여겼고 수위 조절하는 것에 고민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원작과 높은 싱크로율로 개봉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얻었던 오연서는 “외모가 닮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원작과 드라마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아 부담스러웠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홍설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게 흥미로웠고, 저만의 홍설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감독님 역시 그걸 바라셨다. 자연스럽게 연기하려고 했고 여러분이 상상하셨던 홍설에 가까웠으면 좋겠지만 저만의 홍설이 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거들었다.

영화는 총 4부로 나뉜 웹툰을 두 시간이라는 짧은 시간에 축약해내야 했다. 16부작 드라마 역시 원작 웹툰의 긴 흐름을 담기 어려웠던 바.

김 감독은 “원작 웹툰을 두 시간짜리 영화로 만드는데 힘들었던 건 사실이었다. 분량도 크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감정선 역시 세밀하고 디테일하게 쌓여갔기 때문이다. 때문에 시나리오 단계에서 가장 먼저 했던 것은 이야기의 범위를 정하는 것이었다. 원작에서 홍설, 유정의 이야기와 갈등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인물인 오영곤, 백인호 등의 주요사건을 만들고 구성했다”고 말했다.

드라마와 영화 모두 출연한 박해진은 “긴 이야기를 축약시켜야 했다. 담고 싶은 게 너무 많았다. 아쉬울 뿐”이라며 “16부작으로도 모자란 걸 2시간으로 함축하다 보니 여러모로 아쉬운 게 많다”고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영화의 ‘달콤함’을 맡은 박해진과 오연서의 호흡은 어땠을까? 박해진은 “두 번째 느끼는 감정을 처음처럼 느끼는 것처럼 하는 게 중요했다. 호흡은 좋다고 생각했다”고 말했고, 오연서는 “편안한 분위기에서 촬영했다. 호흡 역시 좋았다. (박해진이) 유정과 달리 따듯해서 잘 챙겨줬고 재밌게 촬영했다”며 연기 호흡을 언급했다.

로맨스릴러라는 장르답게, 영화는 스릴러적인 부분 역시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김 감독은 강남역 살인사건, 소라넷 등 최근 불거진 여성혐오범죄를 연상하게 만드는 사건들을 작품에 녹여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김 감독은 “우려의 목소리가 들린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다. 직접적인 묘사를 피하려고 했다. 그런 (여성범죄) 사건을 접했을 때, 우리 주변에서 어떤 위험에 둘러싸여있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원작에 있었던 사건을 영화적으로 각색을 할 때 단순한 자극이 아니라 시의성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조심스럽게 각색, 작품에 녹여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영화 ‘치즈인더트랩’은 오는 3월 14일 개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