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북 구체적 행동 보여줘야"…"약속 깬 전례 많아" 신중론 목소리

2018-03-07 10:04
"北과의 대화는 신뢰할만한 행동을 본 뒤 가능"

[사진=AP/연합]



오는 4월 남북정상회담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미국이 북한의 변화를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일부 관료들은 북한이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강조했다고 CNN 등 현지 언론은 6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미국과 대화에 나서며 핵무기를 포기할 의사가 있다고 밝힌 것에 대해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 북한과의 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전세계가 지켜보고 기다리고 있다. 헛된 희망(false hope)일 수도 있지만, 미국은 어느 방향이든지 움직일 준비가 돼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 관료들은 대통령의 발언 뒤 미국은 직접적인 대화 전에 북한이 구체적인 행동을 취하고 비핵화를 위한 "신뢰할 만한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미 정부의 한 관료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모든 선택지가 열려있으며, 북한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비핵화를 위한 (북한의) 구체적인 행동이 취해지지 않는 이상 변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중지하는 것 등의 행동은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를 담보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CNN과 인터뷰에 나선 관료는 "북한의 계획이 무기를 만들기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한 것이라면, 대화는 진전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이같은 움직임을 예전에도 몇 차례 경험한 바 있으며, 최근의 대화 시도도 지난번과 같은 것이라면 끝이 좋지 않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로버트 갈루치 전 미국 북핵 대사 역시 북한이 약속을 깬 전례가 있다고 비판했다. 갈루치 전 대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북한과 핵 포기 협상을 했지만, 그들은 비밀리에 다시 핵 프로그램을 진행했다"면서 "가장 먼저 해야할 것은 우리가 정말 무엇을 원하는지, 우리의 목표를 명확하게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 대한 신뢰보다는 명확한 목표 달성을 위해 북한의 실제 행동을 지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16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DNI)의 댄 코츠 국장 역시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과거의 (북한 비핵화를 위한) 노력은 모두 실패했고 북한에 시간만 벌업준 것이었다고 비판했다. 

로버트 애슐리 국방정보국(DIA) 국장도 청문회에 출석해 김 위원장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긍정적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증거를 봐야한다"면서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지 볼 것이다"라면서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 역시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펜스 부통령은 북한이 핵 개발을 완전히 포기할 때까지 미국 정부는 최대의 압박을 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북한과의 대화가 어느 방향으로 가든지 우리의 의지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면서 "모든 가능성은 열려있으며, 우리가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이고, 입증가능하고, 신뢰할만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이상 북한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