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4월 말 판문점서 개최 합의…北, "비핵화 위해 미국과 대화 용의"
2018-03-06 20:28
대북수석특사 정의용 브리핑…北 "체제안전 보장되면 핵 보유 이유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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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남북은 다음 달 말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대북특별사절대표단을 이끌고 방북하고 귀환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같이 발표하고 "이를 위해 구체적인 실무협의를 진행해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북측은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했으며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북한의 체제안전이 보장된다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명백히 해했다"고 말했다.
또 "북측은 비핵화 문제 협의 및 북미 관계 정상화를 위해 미국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용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북측은 평창올림픽을 위해 조성된 남북 간 화해와 협력의 좋은 분위기를 이어나가기 위해 남측 태권도시범단과 예술단의 평양 방문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정 실장은 이어 "저는 미국에 이어 중국과 러시아를 방문하고, 서 원장은 일본을 방문한다"며 "이를 통해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바탕으로 남북관계를 안정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대통령 특사로 북한을 방문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특사단이 6일 오후 서울로 귀환한 뒤 청와대 춘추관에서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 실장은 이어진 일문일답에서 한미연합훈련과 관련해 "특사단은 김 위원장과의 면담에서 연합군사훈련 문제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이 문제가 제기될 경우 북측을 설득해야겠다고 준비했으나 그럴 필요가 없었다"고 언급한 뒤 "한미연합훈련 관련 우리 입장은 훈련 재연기나 중단은 힘들고, 명분도 없다는 것이었으나, 김 위원장은 이미 보고받고 우리 측 입장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대북 특사단에게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연기된 한미연합훈련과 관련해 4월부터 예년 수준으로 진행하는 것을 이해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정 실장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대북특사단을 만난 자리에서 북미대화에 적극적으로 임할 용의가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북미 대화의 의제로 비핵화도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며 "특히, 우리가 주목할 만한 것은 (김 위원장이) 비핵화 목표는 선대의 유훈이며, 선대의 유훈에 변함이 없음을 분명히 밝힌 점"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이 요구한 대화의 조건에 대해서는 "북한에서 특별히 대화에 나오기 위해 우리나 다른 국가에 요구한, 특정한 것은 없다. 대화 상대로서 진지한 대우를 받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정 실장은 4월말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한 것에 대해 "잘 아는 것처럼 판문점은 분단의 상징이다.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남측 구역인 평화의 집에서 한다는 점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간 두 차례의 정상회담을 평양에서 했다"고 부연했다.
남북정상회담을 다음달인 4월에 조기개최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남북정상회담을 재개하는 것은 관계 발전에 있어서 매우 긍정적"이라고 전제한 뒤 "그렇기에 그것을 양측이 합의할 수 있다면 조기개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남북 양측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상당한 신뢰를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고 정 실장은 전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대북특별사절대표단으로부터 보고받은 방북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뒤 "앞으로 남북 간에 합의한 내용을 차질없이 이행하도록 노력하라"고 지시했다고 정 실장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