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잇단 파격행보…南인사에 北노동당 청사 첫 공개
2018-03-06 15:58
청와대서 김여정과 오찬한 데 대한 답례로 풀이…4시간12분간 접견·만찬회동·부인 리설주도 참석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별사절대표단과 접견 및 만찬 회동을 하며 파격적인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김 위원장은 남측 특사단이 도착한지 불과 3시간여 만에 노동당 청사에서 4시간 12분간 접견과 만찬을 진행했다. 특히 김 위원장이 사용하는 최고지도자 집무실이 자리한 노동당 청사는 남측 고위 인사에게 처음 공개됐다.
노동당 본청사는 우리의 청와대 격으로,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나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 등 중요 정책을 결정하는 회의가 열리는 곳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이 남측 특사단의 방북에 큰 의미를 부여한 것이라는 해석과 함께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특사였던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을 청와대에서 면담한 것에 대한 답례라는 해석도 나온다.
북한은 또 대북 특사단에게 평양 대동강변의 외국 귀빈용 고급 휴양시설인 고방산 초대소를 숙소로 내줬다.
이날 김 위원장과의 접견에는 방남 특사였던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김영철 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배석했다.
이어 진행된 만찬에는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와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맹경일 통전부 부부장, 김창선 서기실장이 추가로 참석했다.
특사단은 면담을 전후해 김 위원장과 기념촬영도 했다. 또 수석 특사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우리측 특사단과 김여정 부부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김 위원장에게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
접견과 만찬은 비교적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만찬 장면을 보면 둥근 테이블에 둘러앉은 특사단과 북측 인사들이 환하게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테이블 위로 두 손을 모은 채 밝은 표정으로 웃고 있다.
가운데에 화려한 꽃장식이 돼 있는 테이블 위에는 포도주 등 네가지 종류의 술과 함께 해물을 이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메인 메뉴도 올라와 있다.
참석자들의 표정이 밝은 것을 두고, 만찬 전 접견에서 남북이 모두 만족할 만한 내용에 합의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김 위원장이 남측 특사단과의 접견·만찬 회동을 통해 북한 최고지도자의 면모를 국제사회에 보여준 셈이다. 향후 북핵협상 과정에서 남측 특사단의 경험은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