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트럼프 행정부.."아직 바닥 아니다"
2018-03-05 15:4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신 건강 상태를 우려하고 있다. 러시아 스캔들 수사가 막바지에 다다르는 가운데 백악관 권력 투쟁과 각종 정책을 둘러싼 갈등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높은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리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마저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의 3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한 측근은 트럼프 대통령의 상태를 "광기(madness)"라며 한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각종 언론에서 나오는 자신에 대한 비판에 집착하고 분노하며, 적과 동지를 따지지 않고 막말을 내뱉는 등의 행동이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퇴역 장성인 배리 맥카프레이는 WP에 “트럼프 대통령은 감정적 안정이 흔들리는 것 같다. 이대로라면 끝이 좋지 않을 것이다. 트럼프의 판단은 오류가 있고 더 많은 압박을 받을수록 더 고립될 것이다. 결국 해가 되는 상황이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한 로버트 뮬러 특검팀의 수사가 막바지로 가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더 많은 압박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특검과 트럼프 대통령의 대면 조사 가능성도 여러 차례 제기됐다.
지난달 28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폭적 신뢰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던 호프 힉스 백악관 공보국장이 러시아 대선개입과 관련한 의회 청문회에 출석한 뒤 하루만에 사임을 발표하기도 했다.
백악관 내 권력 투쟁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너서클이 이탈하는 상황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상당한 스트레스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주에는 힉스 국장의 사퇴뿐 아니라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고문의 기밀정보 취급 권한이 강등됐다. 기밀정보 취급권에 대한 개편은 트럼프 대통령 가족과 갈등설이 제기된 존 켈리 비서실장의 주도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둘러싸고 공화당과의 갈등도 부각되고 있다. 지난주 발표된 수입산 강철과 알루미늄에 대한 고관세 부과 결정은 미국 내에서도 충분한 논의가 거치지 않았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공화당은 오랫동안 자유무역 이념을 옹호해 왔을 뿐 아니라 관세 부과로 인한 지역구 경제의 후폭풍을 지적하면서 비판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자유무역 옹호자인 게리 콘 백악관 국제경제위원회 위원장 역시 관세를 둘러싼 트럼프 대통령과의 갈등으로 사임설이 불거졌다.
총기규제를 둘러싼 논란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지난달 플로리다 주 고교에서 벌어진 총기참사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총기구매 연령 상향을 비롯한 규제안을 제시했지만 전미총기협회(NRA)의 로비를 받는 공화당은 당혹감을 나타내면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