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탈북 체조코치 이경희“월급인상 요구하니‘모텔 가자’해 성추행”

2018-03-02 01:44
“남한 와서 그 정도 세월 흘렀으면 파악이 안 되냐?”

[사진 출처: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동영상 캡처]

탈북자 출신 체육코치가 장기간에 걸쳐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1일 방송된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 따르면 북한 리듬체조 선수 출신 코치 이경희 씨는 “서지현 검사를 보고 용기 내서 나오게 됐다”며 “직접적으로 상하관계로 일한 건 2011년부터 2014년까지다”라며 가해자에 대해 말했다.

이경희 씨가 가해자로 지목한 사람은 대한체조협회 전 고위간부로 대한체조협회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사람.

이경희 씨는 “내가 생활이 어렵다. 기회 되시면 월급 좀 올려달라고 했다. 그럴 때마다 '그런 얘기 하려면 모텔 가자'고 했다. 맨 처음에 모텔이 뭔지도 몰랐다. 그게 한두 번도 아니다”라며 성추행을 반복적으로 당했다고 폭로했다.

이경희 씨는 “저번보다 살이 빠졌네? 하고 훅 만진다”며 눈물을 흘렸다.

특히 이경희 씨는 지난 2014년 3월 말 코치직을 그만 두기 위해 고위 간부를 찾아갔는데 고위 간부는 자동차 안에서 이야기 하자고 유도했고 노골적인 몹쓸 짓을 시도했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불기소이유통지서에는 “운전석 쪽 옵션 버튼을 눌러 뒤로 눕게 한 뒤 피해자 속옷을 내렸다. 피해자가 완강히 저항해 간음하지 못했다”고 적시돼 있다.

이경희 코치는 탄원서를 제출했고 그녀와 고위간부가 대한체육회의 조사를 받았다. 고위 간부는 조사 1주일 만에 직위를 내려놓았다. 대한체육회는 감사를 중단하고 진상 발표없이 끝냈다.

2년 후 그는 더 높은 직위 임원 후보가 돼 돌아왔고 대한체육회는 임원 인준을 거부했다. 2014년 그녀의 탄원으로 시작된 내부 감사를 근거로 부적격자 판단을 한 것이다. 이에 고위간부는 대한체육회를 상대로 법정 대응하며 “이경희 코치와 자신은 연인 사이로 성추행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고위간부는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제작진과 만나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다. 자연스럽게 스킨십도 하게 되고 성관계도 갖게 됐다. 자연스럽게 돼 버린거다”라며 “여자의 프라이버시가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얘기까지 하기 좀 어렵다. 연인 사이에 디테일한 문자는 없다. 전화 통화를 좀 했고 만나서 주로 대화했다”고 말했다.

대한체육회에 대한 임원 인준 소송에서 고위간부는 사실확인서를 제출했는데 주요 내용은 펜션 주인이 고위간부가 여성과 1박2일 함께 숙박을 하고 갔다고 증언한 것. 이 펜션 주인은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제작진에게 “전 고위간부가 찾아와 사실확인서를 써달라고 했다”며 “북한에서 온 여자라고 그런 것 같다. 리듬체조 선생이라고 했다. 얼굴 기억 못 한다. 인상착의는 잘 모른다”고 말했다.

경찰조사 결과 이경희 코치는 그 시간에 은행업무를 보고 있었다.

사실확인서에 연인 사이라고 써준 또 다른 체육계 관계자는 “연인이라고 내가 쓴게 아니다. 그때 같이 다니는 걸 쓴 거다. 혼자 드라마를 쓴거다”고 말했다.

이 날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선 한 체조계 관계자가 써 준 사실확인서는 전 고위간부가 내용을 적어주고 그대로 내용을 써 달라고 부탁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경희 코치는 “내가 연인이 아니었는데 법정에 나가서 보니 연인이었다”며 “나는 꽃뱀에 부화방탕한 여자에 대표 코치 안 잘리기 위해 연인이었다고 나온거다”고 말했다.

통화녹취에 따르면 전 고위 간부는 이경희 코치에게 “나이를 그만큼 먹었으면, 남한에 와서 그 정도 세월이 흘렀으면 좀 파악이 안 되냐. 리듬체조계 돌아가는게”라며 “당신이 그럴수록 좋을 거 하나도 없다. 이 체조계에서 당신 도와줄 사람 아무도 없어. 도와주는 척 하는 사람이 한두 명 있을지 몰라도”라고 말했다. 결국 법원은 대한체육회 승소 판결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