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가주석 임기제 철폐 이외 주요 개헌 내용은?

2018-02-26 17:29
시진핑 사상 삽입, 공산당 영도 강조, 감찰위원회 신설 등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개헌 건의 주요 내용 정리. [자료=홍콩명보]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가 중국 국가주석 임기 제한 조항을 삭제하는 것을 포함해 중국 헌법에서 개정을 제안한 내용은 모두 21개 조항이다. 약 4500자로 이뤄진 중앙위원회의 개헌에 관한 건의에는 '시진핑 사상'의 헌법 삽입, 국가감찰위원회 설립 등 내용이 포함됐다고 관영 신화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러한 내용을 담은 헌법 개정은 26일부터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 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3중전회)에서 논의를 통해 확정돼 내달 초 열리는 우리나라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공식 승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현행 헌법 개정 논의는 2004년 이후 약 14년 만이다. 지난 1982년 제정된 중국 현행 헌법은 모두 네 차례 개헌을 거쳤다.

홍콩 명보(明報)는 26일 19기 3중전회에서 논의될 주요 헌법 개정 내용을 다섯 부분으로 정리했다.

우선 중국 주요 지도사상이 명시된 헌법 서문 일곱 번째 단락에는 마르크스·레닌주의, 마오쩌둥 사상과 덩샤오핑 이론 및 삼개대표론과 함께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의 '과학발전관'과 시진핑 주석의 '시진핑 신시대 중국특색사회주의 사상'이 삽입될 예정이다. 시 주석은 자신의 이름을 단 '시진핑 사상'을 헌법에 삽입했지만 후진타오 전 주석은 자신의 이름까지 헌법에 삽입하지는 못했다. 이로써 시진핑 주석은 마오쩌둥, 덩샤오핑과 함께 자신의 이름을 헌법에 명시한 역대 지도자 반열에 올라섰다. 

헌법 서문 열 번째 단락 '장기 혁명과 건설 과정 중 전체 사회주의 노동자, 사회주의 사업 건설자, 사회주의 옹호 애국자와 조국통일 옹호 애국자의 광범위한 애국통일 전선은 지속적으로 공고해지고 발전해나갈 것이다’는 문구도 수정됐다.

'장기 혁명과 건설 과정'엔 '개혁'이 추가돼 '장기 혁명과 건설·개혁 과정'으로 수정됐다. 또 전체 사회주의 노동자, 사회주의 사업 건설자, 사회주의 옹호 애국자와 조국통일 옹호 애국자의 광범위한 애국통일 전선에는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위해 노력하는 애국자’가 추가됐다.

헌법 본문을 통해 중국 공산당 영도도 강조했다. 헌법 제1조 제2항 '사회주의 제도는 중화인민공화국의 근본제도다'는 문구 뒤에 '중국 공산당 영도는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가장 본질적인 특징'이라는 문장을 추가로 넣었다. 헌법을 통해 공산당이 중국을 영도하고 있음을 확실히 못박은 셈이다. 

국가주석 임기제한 문구도 삭제됐다. 헌법 제79조 제3항 '중화인민공화국 주석, 부주석의 매회 임기는 전국인민대표대회의 회기와 같으며, 그 임기는 두 회기를 넘을 수 없다'에서 뒷 문구를 삭제하기로 한 것. 이로써 그동안 10년 임기로 제한됐던 국가주석의 장기집권이 가능해졌다는 분석이다. 이는 시진핑 주석이 자신의 임기가 끝나는 2022년 이후에도 계속해서 국가주석을 맡을 수 있는 장기집권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밖에 당중앙기율위원회를 사실상 통합한 '수퍼 사정기관'인 국가감찰위원회를 국가기구에 새롭게 포함시켰다.

이로써 헌법 제3장 '국가기구' 부분에는 기존의 전국인민대표대회, 중화인민공화국 주석, 국무원, 중앙군사위원회, 지방 각급 인민대표대회와 지방각급 인민정부, 민족자치지방의 자치기관, 인민법원과 인민검찰원 외에 국가감찰위가 새로 추가됐다.

제7절 국가감찰위는 모두 5개 조항으로 이뤄져 있으며 '국가감찰위는 중국 최고 감찰기관으로, 법에 따라 독립적인 감찰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막강한 감찰권을 행사하는 국가감찰위는 시 주석의 '부패와의 전쟁'에 더욱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