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장기집권의 길 열렸다" 중국 공산당 19기 3중전회 개최
2018-02-25 19:12
중국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가 26일부터 28일까지 사흘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다. 내달초 열리는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정치협상회의)를 앞두고 열리는 이번 3중전회를 계기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으로의 권력 집중이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시 주석의 장기집권을 위해 국가주석 임기 제한 규정을 헌법에서 삭제하는 방안이 이번 3중전회에서 논의된다.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가 25일 중국 헌법에서 국가주석과 부주석의 임기를 2연임으로 제한한다는 표현을 삭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관영 신화통신 영문판이 25일 보도했다. 임기 제한 규정이 삭제되면 시 주석은 3연임이 가능해져 10년 임기를 마무리하는 2022년 이후에도 국가주석을 맡을 수 있게 되는 셈이다.
24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당 중앙정치국은 이날 당 총서기를 겸하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주재로 회의를 열어 3중전회 날짜를 확정하고, 당·국가기구의 개혁 심화 방안과 양회에 제출할 국가기관 주요 인선을 3중전회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양회 후 출범 예정인 국가급 반부패 사정기구 국가감찰위원회 설립을 논의하는게 대표적이다. 국가감찰위는 공산당 사정기관인 중앙기율위와 국무원 감찰조직을 통합한 중국 슈퍼 사정기관으로, 향후 시 주석의 '부패와의 전쟁'에 더욱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주요 인선에서 '시자쥔(習家軍)'이 재차 약진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시 주석의 '반부패 칼잡이'였던 왕치산(王岐山) 전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는 국가부주석으로 복귀해 시 주석의 외교 업무를 보좌할 가능성이 높다.
내달 은퇴하는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 총재 후임자에도 시 주석 측근 인사가 발탁될 가능성이 높다.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진핑의 경제책사'로 불리는 류허(劉鶴)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을 유력한 후보로 꼽으며, 그가 금융 담당 부총재와 인민은행 총재직을 겸임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앞서 중국 '경제 차르'로 불리던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가 톈안먼 사태 이후 수렁에 빠진 중국 경제를 살리기 위해 1993년부터 1995년까지 부총리 겸 인민은행 총재를 겸임한 것을 연상케 한다. 그간 인민은행 총재 후보로는 궈수칭(郭樹淸) 중국은행관리감독위원회(증감회) 주석과 장차오량(蔣超良) 후베이성 당서기가 거론됐었다.
한편 19기 3중전회를 앞두고 중국 정치권을 뒤흔들 만한 두 가지 소식도 함께 전해졌다.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계열로 분류되는 양징(楊晶) 중국 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 겸 국무원 비서장이 비리 혐의로 낙마한 것과 '상하이방' 돈줄 역할을 해온 우샤오후이(吳小暉) 안방(安邦)보험 회장이 경제범죄 혐의로 기소돼 안방보험 경영권을 중국 당국이 접수했다는 소식이다. 사실상 시 주석이 '상하이방'과 '공청단' 세력에 대해 압박을 넣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기존의 관행에 비춰볼 때 시 주석의 집권 2기에 열리는 이번 3중전회가 개최 시기나 논의 내용 등 방면에서 이례적이고 파격적이라는 평이 나온다.
3중전회는 지난 1978년 12월 11기 3중전회부터 지금까지 줄곧 하반기에 열렸다. 반면 19기 3중전회는 이달 말 열림으로써 개혁·개방 이후 40년 만에 가장 이른 시기에 열리는 3중전회가 될 전망이다.
또 통상 3중전회는 국가발전과 경제 개혁 정책을 결정하는 회의로 알려졌다. 역사적인 개혁·개방 정책을 결정한 11기 3중전회 이후 이제까지 40년간 쭉 그래왔다. 하지만 이번 19기 3중전회는 당·국가기관 개혁과 인사를 논의한다.
사실 이는 앞서 중국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2중전회)가 지난 1월 18~19일 개최하면서 이미 예견됐던 일이기도 하다. 통상 양회 직전인 2월 말 열리던 것보다 한 달여 앞당겨 개최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19기 2중전회는 통상 국무원,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전국정치협상회의(정협) 등 국가기관 개혁과 주요 부처 인사를 논의했던 역대 2중전회와 달리 개헌을 집중 논의했다. 이로써 19기 3중전회는 사실상 기존 2중전회의 역할을 담당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