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미·중 모두 평창 폐막식에…북미 접촉·대화 주목
2018-02-25 16:42
문 대통령, 美·中·北 대표단과 나란히 폐회식 참석…VIP박스에 모두 함께 착석할 듯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을 계기로 한반도 주요 당사국인 남북한과 미국, 중국이 한자리에 모이면서 한반도 정세가 큰 분수령을 맞고 있다.
25일 오후 8시 강원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폐회식에는 우리 측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북한 측 김영철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통일선전부장), 미국 측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 중국 류옌둥 부총리 등 남·북·미·중 고위급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이들은 모두 함께 VIP 박스에 착석할 예정이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폐회식장에서 평화의 염원을 담은 퍼포먼스를 펼친다.
문 대통령이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함께 올림픽스타디움에 입장하면 한 어린이가 문 대통령에 스노볼을 선사할 예정이다. 스노볼에는 강원의 산과 들, 한국의 건축물, 올림픽경기장 등 평창올림픽의 추억과 평화의 염원을 담은 상징물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 스노볼을 높이 들어 관중에게 보임으로써 '평화올림픽'으로서 평창올림픽의 성공 개최를 함께 만들어준 모든 이에게 축하와 함께 격려의 메시지를 건넬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폐회식장에서 주목되는 장면은 북한의 김영철 부위원장과 이방카 미 백악관 보좌관이 서로 인사를 나누느냐이다. 분위기에 따라 북·미 간 접촉 및 대화 가능성 향방을 점쳐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방남한 북측 고위급대표단에 외무성 대미라인 주요 관계자인 최강일 북아메리카국 부국장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고,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이 이끄는 미국 정부 대표단에 백악관에서 남북한 문제를 실무적으로 담당하는 앨리슨 후커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좌관이 비공식 수행원으로 포함돼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이 대미관계나 핵 문제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거나 미국 대표단 측과 물밑 접촉을 가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미 23일 이방카 보좌관에게 북·미 접촉을 강하게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지난 2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선박·해운사 56곳을 대상으로 한 추가 대북제재를 발표하는 등 북한에 대한 최대 압박을 재확인하면서 이번 기회에는 북·미 접촉 가능성이 낮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새라 허커비 샌더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24일 폐막식 계기에 북한 대표단과 접촉할 계획이 없다고 못 박았고, 북한도 이날 당 외곽기구인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대변인 성명에서 "우리는 어떤 경우에도 미국에 대화를 구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한편으로는 문 대통령의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일행 접견 여부도 관심사다. 2박3일 일정으로 25일 방남한 북한 대표단과 폐회식에서 접촉하는 데 이어 26∼27일 중 청와대가 아닌 외부에서 별도 회동할 가능성이 조심스레 거론되고 있다.
이번 고위급 대표단에는 북한 핵심 대남라인으로 꼽히는 김영철 부위원장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해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전책략실장 등 대남 실무진으로 구성된 만큼 남북관계 전반에 대한 실질적인 의견이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적으로는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해 남북군사당국회담과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다양한 분야에서의 접촉과 왕래, 교류, 협력 활성화 방안 관련 후속 협의가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