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한미 양국 모처럼 잡은 기회 살려야"…이방카 "최대압박 효과"
2018-02-23 23:42
문 대통령 "비핵화대화·남북대화, 나란히 함께 진전돼야"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북한의 핵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의지가 가장 강한 나라는 한국이지만 한반도의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25년간 한미 양국 정부 노력은 성공하지 못했다"며 "한미 양국은 모처럼 잡은 이 기회를 잘 살려 나가야 하며 나는 트럼프 대통령과 이 역사적인 위업을 달성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7시 30분부터 40분간 청와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을 비공개로 접견하면서 평창 동계올림픽 성공을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와 올림픽 안전을 위해 미국이 보여준 적극적인 지원에 사의를 표한 뒤 이같이 밝혔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 대화와 남북대화가 별도로 갈 수는 없다"며 "두 대화의 과정은 나란히 함께 진전돼야 하고 이를 위해 한미 양국이 긴밀히 공조해 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이방카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1월, 문 대통령은 작년 5월 취임했는데 북한 핵·미사일 해결을 위한 양국 정부의 대북 최대압박을 위한 공동노력이 효과를 거뒀고, 한국의 대북 제재를 위한 노력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민과 정부가 평창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데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축하 인사를 전하면서 "이번 대표단 방한이 굳건한 한미동맹을 더 강화하고 양국 국민 간 우정과 연대를 심화하는 데 기여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청와대 상춘재로 자리를 옮겨 미국 대표단과 만찬을 하고 양국 올림픽 선수단의 선전과 여성의 경제적 역량 강화 및 일·가정의 양립 중요성, 케이팝(K-POP)을 비롯한 한국 문화 등 다양한 주제로 대화했다.
이방카 보좌관은 "내 아이들에게 케이팝을 보여줬더니 아이가 매일 댄스파티를 벌인다"며 "아이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쳐 다음에 문 대통령 내외 앞에서 한국 노래를 부르게 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날 만찬에서 유대교 신자인 이방카 보좌관을 배려해 유대식 식사법 '코셔(Kosher)'에 따라 조리한 한식을 대접했다.
'코셔'는 식재료 선정부터 조리과정까지 엄격한 유대교 율법에 따른 음식을 뜻한다. 이방카 보좌관은 결혼 뒤 기독교에서 유대교로 개종해 코셔 식단을 지키고 있다고 한다.
청와대는 이방카 보좌관의 식단에 육류를 포함하지 않고, 갑각류나 회 등의 요리도 뺐다.
전채요리는 3년 숙성 간장 특제소스로 버무린 '연근 배 샐러드', 죽 요리로는 단맛이 일품인 옥광밤과 대추를 갈아만든 '대추 황률죽'이 나왔다.
이어 제주산 금태를 바삭하게 구워 한국 대표 발효식품인 된장으로 만든 소스를 곁들인 '된장소스 금태구이'가 상에 올랐다.
메인요리는 황토 맥반석 숙성고에서 숙성한 쇠고기 갈비를 참숯불에 구운 '갈비구이'와 국내산 콩으로 만든 손두부를 특제 양념장에 재워 참숯불에 구운 '두부구이', 김포 금쌀로 지은 밥과 제철나물, 청포묵 등이 더해진 비빔밥이었다.
후식은 딸기를 익혀 만든 졸임과 딸기주스로 만든 젤리, 딸기로 만든 얼음과자로 3가지 맛을 느낄 수 있는 '딸기숙과 딸기 얼음과자'가 나왔다. 여기에 제철 수확 유자로 청을 만들어 2년간 숙성해 깊은 유자향이 나는 유자차가 곁들여졌다.
만찬주는 충북 영동산 백포도주 '여포의 꿈', 미국의 대표적 와인산지인 나파밸리산 적포도주가 준비됐다. 만찬을 마친 뒤엔 분위기를 돋우기 위한 하우스콘서트도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