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태극기 휘날린 김태윤, 펑펑 울며 포효했다…인간 승리의 '동메달'

2018-02-23 20:56

[23일 오후 강원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 경기에서 동메달을 따낸 대한민국 김태윤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또 남자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깜짝 메달이 나왔다. 이번엔 남자 1000m에서 김태윤이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동메달이 확정된 직후 감격한 김태윤은 태극기를 휘날리며 트랙을 돌았다. 그의 눈에는 뜨거운 눈물이 흐르고 있었고, 주먹을 불끈 쥐고 끊임없이 포효했다. 관중들은 김태윤을 향해 열렬히 환호했다.

김태윤은 23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 경기에서 1분8초22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네덜란드의 키얼트 나위스(1분7초95), 노르웨이의 호바르 로렌첸(1분7초99)에 이어 3위에 오르며 값진 동메달을 획득했다.

김태윤은 자신의 최고 기록인 1분8초08에는 조금 못 미쳤지만, 엄청난 레이스로 깜짝 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김태윤은 고교 시절부터 ‘제2의 모태범’으로 불리며 빙속 단거리 유망주로 주목을 받았다.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도 출전했던 김태윤은 안방에서 열리는 평창 대회에서 ‘일을 내겠다’는 각오로 4년을 달렸다.

하지만 지난 2016년 12월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넘어져 태극마크를 달지 못해 큰 좌절을 경험했다. 당시 김태윤의 목표는 금메달. 그해 세계 스프린트 대회에서 종합 5위에 오르는 등 최상의 컨디션을 보였던 터라 충격은 컸다.
 

[깜짝 동메달을 차지한 김태윤의 포효. 사진=연합뉴스 제공]

김태윤은 포기하지 않았다. 평창 대회를 위해 다시 달렸다. 올림픽이 열리는 강릉 시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의 무른 빙질에 적응하기 위해 체중을 감량하는 모험수도 던졌다. 강력한 힘을 쓰는 단거리 스프린터에게 체중 감량은 자칫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김태윤의 전략은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 김태윤은 이번 시즌 1~4차 월드컵 남자 1000m 종합 순위에서 15위에 불과했다. 하지만 평창올림픽에서는 세계 3위의 성적을 거둬냈다. 김태윤의 소치 대회 성적은 1분10초81로 30위였다. 집념의 인간 승리 드라마였다.

평창올림픽을 앞두고도 주목을 받지 못했던 김태윤은 귀중한 동메달을 목에 걸며 그동안의 설움을 한 번에 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