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평창 폐회식에 김영철 등 고위급 파견…靑 "文대통령 만나지만 북-미 접촉 없을 것"
2018-02-22 17:53
北통일전선부장은 우리 국정원장격… 김영철-서훈 카운터파트 맡을듯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남북고위급회담 북측 단장 명의 통지문을 통해 "평창동계올림픽 폐막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김 통전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고위급 대표단을 25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파견하겠다"고 통보해왔다.
북한은 통지문에서 "고위급대표단은 단장과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인 단원 1명, 수행원 6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경의선 육로를 이용하려 한다"고 언급했다. 통일전선부장의 지위는 우리 측 국정원장에 해당한다. 따라서 김 통전부장의 카운터파트는 서훈 국정원장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어서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은 자연스러운 기회에 북한 대표단을 만날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미측 대표로 참석하기로 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고문에 이어 북측 고위급대표단도 평창올림픽 폐회식에 참석하기로 하면서, 우리 정부는 북·미 대표단이 폐회식에 동참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이 관계자는 북·미 접촉 가능성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만날 기회가 전혀 없다"며 '청와대 차원에서 북·미 접촉을 성사시키기 위한 노력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도 "이번엔 그럴 기회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지난번에 만남을 시도했고 그 과정에서 두 나라가 상호 현재 상황을 인식하고 돌아갔기 때문에 지금 당장 뭘 만들어 낸다든지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김 통전부장과 이방카 선임고문의 만남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김 통전부장의 카운터파트로 꼽히는 서 국정원장과 마이클 폼페이오 CIA국장의 관계로 인해 이 만남이 성사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양 교수는 "세 사람의 연결고리로 봤을 때 개회식 때 불발된 북·미 접촉을 만회하기 위해 김 통전부장과 이방카 선임고문 간의 만남을 추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통전부장에 대해 '회담 대표도 해보고 공작도 해본 능수능란한 인물'이라고 평가한 양 교수는 그가 사실상 정치 전문가는 아닌 이방카 선임고문과 만나려고 할 가능성이 높다고도 풀이했다. 양 교수는 "이방카가 피하지 않는 한 (김 통전부장과의) 만남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 통전부장의 방남 기간과 이방카 선임고문의 방한 기간은 각각 25∼27일과 23∼26일로, 25·26일 이틀이 겹치는 것으로 파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