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30년 만두 외길···‘비비고’ 매출 1조 올린다
2018-02-22 14:35
2020년 비비고만두 매출 1조 목표···인천공장, 글로벌 기술센터 역할
“2020년, 앞으로 3년 안에 연매출 1조원을 달성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15% 점유율로 1등을 차지할 것입니다. 조금 당찬 목표지만 이대로라면 할 수 있습니다.”
지난 21일 CJ제일제당은 인천 중구에 위치한 국내 유일 만두공장에서 CJ Voyage(봐야지) 행사를 열고, 비비고 만두 국내·해외 사업 현황 및 성과를 발표했다.
이날 발표 장소로 택한 CJ제일제당 인천 냉동식품 공장은 1988년 연면적 2만2236㎡(약 6700평) 규모로 설립됐다. 제일냉동식품 ‘알찬만두’로 시작해 비비고 ‘왕교자’, ‘한섬’에 이르기까지 30년째 냉동식품을 만들고 있다. 연간 생산량은 4만5000t에 달한다. CJ제일제당의 살아있는 만두 박물관과 같은 곳이다.
이 공장의 10년 전 매출은 1000억원에 불과했다. 매출액을 2000억원으로 두 배로 불리는 데는 무려 4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2014년 겨울 비비고 왕교자를 출시하면서 매출이 상승곡선을 탔다. 이후 2015년 3000억원, 2017년 40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숫자 앞자리를 바꾸는데 걸리는 시간이 2년으로 절반이나 단축됐다.
CJ제일제당은 앞으로 인천 냉동식품 공장을 ‘글로벌 냉동식품 기술센터’로 삼아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이를 위해 해외에서 출시할 냉동 신제품이나 신기술 자동화 시스템을 이 공장에 가장 먼저 도입하기로 했다.
비비고 만두는 지난해 국내와 해외 시장을 통틀어 매출 5500억원을 기록해 전년 3300억원 대비 50% 이상 성장했다.
올해엔 러시아와 베트남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러시아에서는 지난해 인수한 라비올리(현 CJ Raviollo)를 통해 오는 3월부터 만두를 본격 생산한다. 해당 기지를 발판 삼아 내수뿐만 아니라 유럽 수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베트남의 경우 2016년 말 인수한 까우제(현 CJ CAU TRE)에서 비비고 만두와 기존 동남아식 만두 딤섬 등을 함께 출시해 투트랙(Two-Track) 전략을 벌인다.
신규 공장도 짓는다. 중국 북부 베이징 인근 요성에 건설한 신규 공장이 지난달부터 비비고 만두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기존 남부지역 거점인 광저우 공장도 지난해 말 규모를 3배로 늘렸다. 미국 동부 뉴저지 지역에 구축 중인 세 번째 생산기지는 다음 달 본격 가동되며, 이후엔 이곳을 통한 B2B 사업 진출도 예정돼 있다.
동남아시아와 남미, 유럽 등에서는 현지 업체 추가 인수를 계획 중이다. 외식·스낵·편의 등 미래형 제품 개발에도 힘쓴다.
이를 통해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만두 매출을 연평균 30% 이상 성장시킨다. 6조원 규모 글로벌 만두 시장에서 지난해 8% 수준인 점유율을 2020년에는 15.2%까지 끌어올린다. 현재 비비고 만두는 미국과 중국, 일본, 베트남 등을 주요 수출국으로 삼고 있다. 전체 시장에서는 비비고 만두가 아직 5위이지만, 미국에서 중국 업체를 제치고 점유율 1위를 차지하면서 자신감이 붙었다.
최자은 CJ제일제당 냉동마케팅 담당 상무는 “왕맥(왕교자+맥주) 캠페인으로 만두 비수기인 여름에도 매출이 상승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며 “앞으로 미국 등에서는 밀레니얼 세대(미국에서 1982~2000년에 태어난 신세대를 일컫는 말)를 타깃으로 점차 비비고 만두 점유율을 확대해 나간다. 한섬만두를 이을 신제품 출시 계획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