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 ‘특허 취소’ 위기...신라·신세계, 반격 노린다

2018-02-20 05:20
신동빈 회장, 월드타워점 관련 ‘부정한 청탁’ 뇌물공여혐의 인정
특허 취소땐 시장 점유율 11%↓…경쟁사, 역전 공격 행보

롯데면세점 소공점 입구 [사진=남궁진웅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되면서, 롯데면세점도 일촉즉발의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 13일 1심 선고에서 신 회장의 롯데면세점 특허 취득 관련 ‘부정한 청탁’으로 뇌물공여 혐의가 인정됨에 따라, 롯데면세점의 월드타워점 특허 또한 취소될 상황이기 때문이다.

관세청은 신 회장의 1심 선고 직후 “면세점 특허취소 여부에 대해 전문가 등과 충분한 법리 검토 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관세법 제178조(반입정지 등과 특허의 취소)상 특허신청 업체가 거짓이나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특허를 받은 경우 특허취소가 가능하다.

관세청은 “특허취소 여부를 판단하려면 롯데의 1심 유죄 판결 이유가 된 위법 사항이 관세법상 특허취소에 해당되는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특허를 받은 경우에 해당되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로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지난 2015년 11월에 이어 같은해 5월, 연거푸 특허권 획득에 실패한 이후 또 한번 수난사를 겪게 됐다. 2016년 정부의 서울 시내면세점 추가 특허 방침으로, 그해 12월 어렵사리 특허권을 따냈지만 이번 신 회장의 구속으로 또 다시 앞길을 장담할 수 없게 된 것이다.

현재 월드타워점의 연 매출은 롯데면세점의 전체 매출(면세업부) 중 10~12%에 이른다. 전체 매출의 63%를 넘는 소공점이 건재한 만큼, 월드타워점의 특허상실에 따른 롯데면세점의 실질적 리스크는 크지 않다.

하지만 창립 50주년을 맞아 건립한 롯데월드타워의 ‘화룡정점’인 면세점이 또 다시 특허를 상실할 경우, 신동빈 회장이 역점을 둔 ‘뉴롯데’의 상징성이 퇴색하게 된다. 

특히 시장 점유율도 급격히 줄어들게 된다. 현재 42.4%의 점유율로 국내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은 최근 철수를 결정한 인천공항 제1터미널에 이어 월드타워점까지 잃을 경우, 약 11%이상 점유율이 줄어들게 된다.

롯데면세점의 이런 위기를 틈타, 경쟁사인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은 반격에 분주하다.

롯데에 이어 2위의 점유율(29.5%)인 신라면세점의 역전도 예상된다. 신라면세점은 제주국제공항 면세점 오픈을 앞두고 있고 해외 공항면세점 개척에도 적극적이라 전체 매출도 급격하게 늘어날 전망이다. 이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올해를 ‘글로벌 경영 원년’으로 선언, 올해 해외 매출 목표를 1조원 이상 잡은 상태다.

지난해 첫 연간 흑자를 이룬 신세계면세점(신세계디에프)은 이르면 오는 7월 강남 고속터미널에 서울에서 두번째 시내면세점을 열고 외연 확장에 나선다.

업계에서는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3대 명품 브랜드’ 유치 전망도 밝다고 본다. 현재 12%에 불과한 시장 점유율도 강남 고속터미널점 개장으로 한층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면세점은 최근 인천공항 철수와 예기치 못한 월드타워점 특허 상실 위기 등으로 한층 해외 시장 확대에 나설 것”이라면서 “이를 틈타 신라와 신세계가 내수 시장을 확장해 국내 시장 점유율 순위가 뒤집힐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