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대·대만 중싱대, ‘대만 문학 연구書’ 양국 동시 출간…“동아시아 연대 출발점”
2018-02-17 10:05
식민 역사 공통점…양국 학자 10명 논문 엄선해 게재
타이베이도서전서 출판기념회…국제학술대회도 개최
타이베이도서전서 출판기념회…국제학술대회도 개최
한국 문학계가 중국 ‘대륙’ 연구에 경도돼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질문들에 대한 의미 있는 결과물이 나왔다.
한국외국어대 대만연구센터는 17일 대만 중싱(中興)대 인문사회과학연구소와의 협업을 통해 ‘대만 문학: 식민의 기행부터 문화의 지평까지’라는 책을 출간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에 출간된 이 책은 올 1월 중국어판이 출간되면서 비로소 최종 결실을 맺게 됐다.
한국외대 대만연구센터는 한국과 대만 관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국내 대만연구를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이 책은 두 기관이 2012년부터 5년에 걸쳐 10여 차례가 넘는 셔틀컨퍼런스를 통해 발표된 10편의 논문을 추려서 실었다. 한국과 대만 학자 각 5인이 집필한 내용은 양국 공동의 경험인 식민 문제부터 민주화, 오늘날 문화의 지평으로 확대되고 있는 연구 경향의 변화까지를 폭넓게 다뤘다.
특히 지난 9일에는 대만 타이베이(臺北) 세계무역센터에서 열린 ‘2018 타이베이국제도서전’에서 중문판 출판기념회를 개최했다.
임대근 한국외대 대만연구센터장은 중국어판 출판기념으로 진행된 ‘독자들과의 대화’에서 “‘문화의 지평까지’라고 한 부제는 문학 연구가 대만에서도 더 이상 문자 중심의 세계 속에 갇혀 있지 않고, 공연, 뮤지컬 등으로 확장하고 있다는 점을 의식했다”고 밝혔다.
임 센터장은 한국어판과 중국어판(한국에서의 대만 문학 연구: 역사의 감정과 동아시아 연대)의 제목이 다른 것에 대해서는 “대만 측은 한국에서 대만문학 연구에 방점을 찍고 이것이 연대로 나아갈 일이라는 점을 강조한 반면, 한국 측에서는 대만문학의 역사적 측면을 부각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어 “언어는 다르지만 두 책은 ‘문학’, ‘식민’, ‘동아시아’ 등의 공통된 키워드를 쓰고 있다”면서 “중국어판의 부제처럼 우리는 이러한 공통점에 기초를 두고 앞으로의 ‘연대’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센터장은 “한국과 대만 학자들의 교류는 오래 전부터 있었지만, 이런 시도는 최초라고 볼 수 있다”면서 “단편적이거나 즉흥적인 기획이 아니라 5년 동안 이어진 이번 상호 교류의 결과물이 한국과 대만 간 학술적 모델로 자리잡길 기원한다”고 전했다.
임 센터장과 공동기획을 주도한 천궈웨이(陳國偉) 대만 중싱대 부교수는 “‘대만 문학’이라는 이름으로 서로 다른 학문적 배경을 가지고 있는 학자들이 모여 서로를 인식하고 이해하면서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고 있는 중이다. 이 모든 과정을 통해 대만에 대한 한국의 인식, 한국에 대한 대만의 인식이 한걸음 더 진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두 기관은 앞서 8일 타이베이 푸화(福華)문교회관에서 ‘2018 동아시아에서의 대만연구’라는 주제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학술대회에서는 △한국에서의 대만문학 번역과 독자 수용 상황(정유선 상명대 교수) △장잉타이(張瀛太)의 ‘티벳애인’과 티벳 상상(조영현 서울여대 교수) △리안(李安)영화와 탈식민주의 비평(신동순 숙명여대 교수) △홍상수와 차이밍량(蔡明亮) 영화의 존재론적 질문(김소영 한신대 초빙교수) △라이성촨(賴聲川) ‘암련도화원(暗戀桃花源)’의 수용과 변용(배은한 단국대 교수) △한국 TV 프로그램에서 대만의 재창조(신정아 한국외대 겸임교수) 등 한국 학자들의 발표가 이어졌다.
대만 측에서는 장리쉬안(張俐璇·대만대), 선만링(沈曼菱), 천유팅(陳宥廷·), 우페이루(吳佩如·이상 중싱대), 왕쥔옌(汪俊彥·대만사범대) 교수 등이 주제발표자로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