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도 미소도 北 올림픽의 꽃…피겨 요정 렴대옥
2018-02-16 09:58
8살 때 피겨 시작, 김주식과 페어로 평창올림픽 출전
14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동계 올림픽의 꽃 ‘피겨스케이팅’ 경기가 열린다. 이날 경기가 더 주목되는 까닭은 북한의 피겨 요정으로 불리는 렴대옥 선수(19)가 출전하기 때문이다. 렴 선수는 김주식 선수(26)와 함께 페어 부문에 참가해 경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렴 선수는 지난 1일 입국 당시부터 이목을 모았다. 긴장한 듯 무뚝뚝한 표정을 보인 다른 북한 선수들과 달리, 렴 선수는 활짝 웃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렴 선수는 국제 대회를 여러 번 경험한 덕분에 취재진을 상대로 여유 있는 태도를 보였다.
렴·김 선수는 북한을 대표하는 피겨 스케이팅 선수다. 두 선수는 각각 8살, 9살 때 피겨를 시작했다. 싱글 선수로 활동하다가 2015년, 대성산체육단 피겨팀 김현선 감독 밑에서 페어 선수로 호흡을 맞췄다. 대성산체육단은 북한이 동계스포츠 육성을 목표로 설립한 단체다. 두 선수는 주로 피겨스케이팅 B급 국제 대회에 참가하며 경험을 쌓았다.
렴대옥-김주식 조는 북한 선수단 중 실력이 가장 출중하다고 평가된다. 이들은 지난해 강원 강릉에서 열린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7위를, 4월 초 핀란드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15위를 기록했다. 또 지난해 9월 독일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네벨혼트로피대회에서 페어 종합 6위에 오르며 평창올림픽 출전권을 자력으로 확보하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서 이들은 쇼트 프로그램은 비틀즈의 ‘어 데이 인 더 라이프(A day in the life)’, 프리 스케이팅은 캐나다 가수 지네트 레노의 ‘주 쉬 퀸 샹송(Je suis quune chanson)’ 노래에 맞춰 연기한다.
렴 선수는 지난 4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진행된 공식 훈련을 마친 뒤 공동취재구역에서 ‘경기에서 한국 선수 김규은-감강찬 조를 만날 수도 있는데 어떤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웃으면서 “그런 걸 여기서 어떻게 말합니까”라고 짧게 답했다.
한편 이번 2018 평창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 대회의 백미는 북한 선수단 참가라 할 수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평창올림픽에 북한 선수들이 참가할 가능성은 크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전북 무주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평창올림픽에 북한 선수단이 참여한다면 인류화합과 세계평화 증진이라는 올림픽의 가치를 실현하는데 크게 기여하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북한의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달 1일 신년사에서 평창올림픽에 대표단을 파견할 용의가 있음을 밝히면서 북한 선수들의 평창올림픽 참가가 성사됐다.
김 위원장은 평창올림픽에 대해 “민족의 위상을 과시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며 우리는 대회가 성과적으로 개최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라며 “이러한 견지에서 우리는 대표단 파견을 포함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북한 선수단은 지난 1일 입국했다. 이들은 아시아나항공 전세기편을 통해 양양국제공항에 도착해 강릉 선수촌으로 이동했다. 원길우 체육성 부상을 단장으로 하며 코치 3명, 선수 10명, 지원인력 18명 등 32명이다. 남북 단일팀을 구성한 북한의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12명은 지난달 미리 입국했다. 총 12명의 선수가 평창 올림픽에 참가하는 것이다. 종목별로 보면 피겨스케이팅 페어와 쇼트트랙 각 2명, 알파인스키와 크로스컨트리스키 각 3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