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靑비서실장, 북한 대표단과 환송만찬…김여정 "평양서 다시 만나길"

2018-02-11 19:51
김여정 "이렇게 갑자기 오게 되리라 생각 못 해…다를 거라 생각했는데 비슷"

[사진=연합뉴스]


평창동계올림픽 계기에 방한한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 등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마지막 일정인 11일 저녁 북한 예술단 공연에 앞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만찬을 가졌다. 

청와대에 따르면 임 실장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특사인 김 제1부부장을 비롯해 북한 고위급대표단과 1시간 30분 가량의 비공식 환송만찬을 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 날 만찬에는 북측에서는 김 특사 외에도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리택건 노동당 통일전선부 부부장, 김창선 보장성원이 참석했다.

김창선은 김정은 위원장 집권 후 국방위 서기실장으로서 첫 비서실장 역할을 한 인물이다. 앞서 10일 진행된 강릉에서 진행된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의 만찬 자리에도 배석한 바 있다. 

우리 측에서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조명균 통일부장관, 서훈 국가정보원장,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등이 참석했다.

만찬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고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전했다.

임 실장은 만찬을 시작하면서 "오늘은 정말 편하게 밥 먹는 자리"라며 김 특사에게 건배사를 요청했다.

김 특사는 수줍은 표정으로 "제가 원래 말을 잘 못 한다. 솔직히 이렇게 갑자기 오게 되리라 생각 못 했고 생소하고 많이 다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비슷하고 같은 것도 많더라"고 말했다고 윤 수석이 전했다.

그러면서 김 특사는 "하나 되는 그 날을 앞당겨 평양에서 반가운 분들을 다시 만나기를 바란다"고 건배사를 했다.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의장 출신으로 북측의 거부감이 덜한 임 실장이 환송 만찬을 주재토록 한 것은 남북관계 개선 흐름을 계속 살려나가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대통령 자신과 정부서열 2위인 국무총리, 대북정책을 총괄하는 통일장관에 이어 '청와대 2인자'인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대표단에게 식사 기회를 제공하도록 한것이다. 외교의전으로 봤을 때 '국빈급' 예우에 비해 손색이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만찬은 환송의 성격이었지만 우리 측에서 대북문제를 책임지는 외교안보 라인과 북한의 대남 핵심라인 인사들이 한자리에서 '대좌'한 것은 향후 남북관계 개선과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과 맞물려 각별한 함의를 가진 자리였다고 평가된다.

이날 마지막 식사 자리를 주재한 임 실장은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되기 전 문 대통령이 북한에 특사를 보낼 경우 유력하게 거론될 후보로 꼽힌다.

한편, 북한 고위급대표단은 만찬 직후 오후 7시부터 국립중앙극장에서 문 대통령 내외와 함께 삼지연관현악단의 공연을 관람했다.

공연 관람이 끝나면 이들은 인천공항으로 이동, 2박 3일간의 방남 일정을 마무리하고 전용기를 이용해 북한으로 돌아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