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스트레스, 봄 향기로 풀어볼까?

2018-02-19 00:10
서울 근교 걷기길, 힐링하기 좋은 곳

4일간의 설 명절을 보내고 나니 남은 것은 텅 빈 지갑과 명절 스트레스뿐이다. 입춘이 지나면서 제법 따스한 바람과 싱그러운 햇살이 온몸을 감싸고는 있지만 스트레스 가득한 우리에게 날은 여전히 차고 삶은 여전히 고달프다. 이럴 때의 여행은 삶을 재충전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그저 천천히 걸으며 그간 못 보던 세상에 눈을 뜨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힐링할 수 있다. 
설 연휴 여파로 몸도 마음도 지친 이맘때 가벼운 여행을 통해 재충전해 보는 것은 어떨까.
서울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명상도 하고 아름다운 경관도 즐길 수 있는 걷기 길이 있다. 

◆조용한 그곳, 청아한 물소리만이 마음을 울리다···물소리길 4코스 
 

경의중앙선 원덕역에서 용문역까지 6.2km의 짧은 길로 이어진 물소리길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양평 물소리길 4코스는 펑퍼짐한 추읍산 아래 흑천을 따라 동서 방향으로 이어진 길이다.

경의·중앙선 원덕역에서 용문역까지 이르는 6.2km의 짧은 길엔 논두렁과 철길, 구판장이 있는 마을, 레일바이크 등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있다.

조선 시대 세조와 송강 정철이 걷던 유서 깊은 길인 물소 리길에는 임금이 행차 중 마셨다는 어수물(임금에게 올리는 물)의 흔적이 남아 있다. 그래서인지 청아한 물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조선시대 세조와 송강 정철이 걸었다는 물소리길 4코스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추읍산 아래 들판은 겨울 딸기 재배지다. 한겨울에도 딸기체험이 가능해 가족 단위 여행객이 많이 찾는다.

원덕역에서 출발해 별내 체험마을, 용문역까지 조성된 물소리길 4코스를 걷는 데는 약 2시간이 소요된다. 

◆입을 다물지 못하는 풍광···차탄천 에움길 
 

차탄천 에움길에서 만나는 주상절리[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연천 차탄천 에움길(차탄천 주상절리 트레킹코스)은 차탄교를 출발해 은대리성(전곡읍에 있는 삼국시대의 성곽)을 만나기까지 차탄천 협곡을 따라 주상절리 명소들을 두루 거치는 9.9km의 걷기 길이다.

길은 평탄하고 또 단순하지만 주변 풍광은 매우 감탄스럽다.
 

차탄천 에움길[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길은 풍광이 바뀔 때마다 차탄천을 넘나드는데, 그런 곳마다 어김없이 정겨운 돌다리가 나타나며 걷는 재미를 더한다.

무엇보다 이 길이 특별한 것은 수십만 년 전의 화산활동의 흔적으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계곡 바닥은 주변의 평균 지표면보다 20~30m 낮아, 걷는 내내 협곡을 이룬다.

또 협곡 양쪽 벽으로는 다양한 모양의 주상절리가 장관이다. 

대자연의 위대함에 입을 다물지 못하는 풍광은 계속된다. 주상절리를 감상하느라 걷기는 속도를 잊기도 일쑤. 이 길을 다 걷는 데는 약 4시간이 소요된다. 

◆명품 낙조를 한눈에···강화 나들길 7코스 
 

세계 5대 갯벌로 꼽히는 강화갯벌의 낙조를 감상할 수 있는 강화 나들길 7코스[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강화 나들길 7코스는 세계 5대 갯벌로 꼽히는 강화갯벌의 낙조를 만나러 가는 길이다.

화도면 화도초등학교에서 출발해 마니산 줄기인 상봉산 일만보길을 따라 능선을 넘으면 광활한 갯벌이 펼쳐진다.

갯벌을 오른쪽으로 끼고 걷는 길은 강화 나들길 7코스의 하이라이트다.

일몰로 유명한 장화리 일몰 조망지를 지나면, 아기자기한 산길을 따라 북일곶 돈대(강화 서남해안으로 돌출한 북일곶 언덕 위에 세워진 돈대)에 닿는다.
 

낙조를 만나러 가는 길, 강화 나들길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돈대에서 바라보는 너른 갯벌과 장봉도, 주문도, 불음도 등의 모습이 일품이다.

강화 갯벌센터를 둘러본 후에 작은매너미고개를 넘으면 출발했던 화도 초등학교로 돌아오게 된다. 

화도 공영주차장에서 시작해 갯벌센터, 미루돈대, 분오리 돈대까지 이어지는 21km의 걷기길을 모두 걷는 데는 7시간이 소요된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매달 각 지역 별 여행하기 좋은 걷기여행 길을 선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