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 '반갑습니다' 15년 만에 방남 北 예술단, 역사적 공연 펼쳐

2018-02-08 22:22
'J에게',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등 한국가요도 불러…관객들 환호성 이어져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이 8일 오후 강원도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성공 기원 삼지연관현악단 특별공연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15년 만에 우리나라를 찾은 북한 예술단이 8일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에서 역사적인 공연을 펼쳤다. 

이날 오후 8시부터 시작된 공연은 우리에게도 친숙한 노래 '반갑습니다'로 문을 열었다. 

한복 차림의 여가수 8명은 힘찬 목소리와 관람객들의 호응을 유도하는 율동으로 분위기를 띄웠고, 겨울 풍경을 역동적으로 묘사한 '흰눈아 내려라'와  평화를 형상화한 '비둘기야 높이 날아라', 전자악기의 경쾌한 반주가 인상적인 '내 나라 제일로 좋아' 등 북한 노래들이 이어졌다.

다섯 번째 곡은 가수 이선희의 'J에게'였다. 관현악곡으로 편곡한 J에게는 여성 2중창과 코러스로 불러 관객들의 열띤 호응을 얻었고, 이어 한국가요 '여정', 심수봉의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최진사댁 셋째딸' 등이 무대 위에 올려졌다.

핫팬츠를 입은 가수 5명은 '달려가자 미래로'라는 빠른 템포의 노래를 부르며 마치 우리나라 걸그룹을 연상시키는 율동을 선보여 공연장을 달궜다. 

삼지연 관현악단은 관중을 압도할 만큼 자신감 넘치는 연주 솜씨를 뽐냈다. 이들은 유명 클래식 곡들을 편곡해 연이어 들려주었고, 노래와 연주가 끝날 때마다 관람석에선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이 8일 오후 강원도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성공 기원 삼지연관현악단 특별공연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이날 공연장엔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최문순 강원도지사를 비롯해 최명희 강릉시장, 유은혜 의원, 강수진 국립발레단 예술감독, 진옥섭 한국문화재단이사장 등 정계·문화계 인사들이 다수 눈에 띄었다. 이날 공연을 관람한 사람들은 총 812명으로 문화계, 체육계, 사회적 약자, 실향민, 이산가족 등 정부 초청 인사가 252명, 추첨으로 선발된 일반 시민들이 560명이다. 

삼지연 관현악단은 지난 6일 만경봉 92호를 타고 원산항을 출발해 동해 해상경계선을 넘어 동해 묵호항에 도착했다. 이들은 강릉 공연을 마친 뒤 서울로 이동해 오는 11일 오후 7시 국립중앙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두 번째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서울 공연까지 끝낸 다음엔 육로로 귀환할 예정이다.

북한 예술단이 우리나라에서 공연을 펼친 것은 지난 2002년 8월 서울에서 열린 8·15 민족통일대회 당시 북한 예술단이 동행해 공연한 이후 15년 6개월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