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 윌리엄스 사후 자살율 증가…베르테르 효과의 원인은 미디어?
2018-02-08 17:26
세계보건기구·국내 언론중재위원회, 자살 사건 보도 기준 엄격
2014년 8월11일 로빈 윌리엄스(63)가 스스로 생을 마감한 뒤 약 5개월 동안 미국 내에서 비슷한 사례가 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베르테르 효과'가 수치로는 확인된 셈이다.
로빈 윌리엄스는 지난 2014년 치매의 일종인 '루이소체 치매'진단을 받고 63세의 나이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콜롬비아 대학 연구팀은 지난 2014년 8월 윌리엄스가 세상을 떠난 이후 12월까지 1만8690건의 자살이 보고됐다고 발표했다. 평균에 비해 약 9.8% 이상 늘어난 수치다.
연구팀은 "자살률이 늘어난 것이 로빈 윌리엄스가 원인이 됐다고 확실하게 판단할 수는 없다. 다만 윌리엄스와 유사한 방법으로 사망한 경우가 32% 증가한 점을 고려했을 때 상관관계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주목할 특징은 방법이다. 로빈 윌리엄스는 질식에 의해 숨졌는데 연구 기간 동안 특히 질식에 의한 자살 수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 로빈 윌리엄스와 같은 방법으로 사망한 사람이 32% 늘어난 반면, 다른 방법에 의한 사망은 3%에 불과했던 것이다. 핑크 교수는 "미디어 보도가 자살 고위험군인 미국 중년 남성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자살 사건을 보도할 때 구체적인 방법을 보도하지 말 것을 권고한다. 국내 언론중재위원회에서도 자살 괸련 보도에 대해 자세하게 묘사를 금지하는 등 엄격히 기준을 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