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송월 태운 만경봉호, 곧 입항… 통일부 "선례 따라 편의제공할 것"

2018-02-06 16:32
예술단 집결 이후 北 각계 인사 줄줄이 방남 예정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강릉과 서울에서 공연할 북한 예술단 본진을 태운 만경봉 92호가 6일 오후 강원도 동해시 묵호항으로 들어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3명의 선발대에 이어 100여 명의 북한 예술단 본진이 6일 오전 만경봉 92호(이하 만경봉호)를 타고 북측 지역에서 동해 묵호항으로 향했다.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북측 각계 대표단이 남측 지역으로 속속 모여들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날 오전 9시 50분께 만경봉호가 해상경계선을 통과했다"며 "오후 5시께 동해 묵호항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만경봉호가 해상경계선에 들어오자 우리 측은 호송함을 이용해 만경봉호를 묵호항으로 안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당국자에 따르면 만경봉호에는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을 포함해 북한 순수 예술인 114명과 지원인력 등이 탑승했다. 이로써 오는 8일과 11일 각각 강릉과 서울에서 공연을 펼칠 북한 예술단 전체가 남측 지역에 모이게 될 예정이다.  

만경봉호와 관련해 이 당국자는 "2002년 아시안게임 등 전례에 준해서 (만경봉호에) 편의를 제공할 예정"이라며 "정부는 제재위반 논란이 발생되지 않도록 미국 등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예술단이 묵호항에 도착한 뒤 일정과 관련해 그는 "(묵호항) 현지에서 간단한 환영행사가 있을 것"이라며 "(그 이후) 보통 리허설이 예정돼 있는데 세부적인 것들은 도착해서 남북 연락관 접촉을 통해 정해나갈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만경봉호의 국내 입항으로 남북 바닷길도 일시적이나마 다시 열리게 됐다.

바닷길을 통한 남북 교류는 2014년 11월 남·북·러 물류 협력 사업인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시범 사업 이후 약 4년 만에 이뤄지게 된다. 

북측 선박의 우리 해역 입항은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 이뤄진 5·24 조치에 어긋난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평창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지원한다는 차원에서 만경봉호의 묵호항 입항을 5·24조치의 예외로 적용하기로 했다. 

아울러 북측은 7일 육로를 통해 280명의 대표단을 보내겠다고 이날 통보해왔다.

북측은 우리 측에 "김일국 체육상 등 국가올림픽위원회(NOC) 관계자, 응원단, 태권도 시범단, 기자단 등 280명이 7일 오전 9시 30분께 경의선 육로를 통해 방남한다"고 밝혔다고 통일부가 전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구체적인 인원으로는 NOC 관계자 4명, 응원단 229명, 태권도시범단 26명, 기자단 21명이 포함됐다.

이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북측 고위급대표단도 9일부터 11일까지 남측 지역을 방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