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이식 수술 손진욱씨 "손에서 땀이 나"…해외 사례는?

2018-02-02 15:14
70%정도 기능회복, 일상생활 충분히 가능

[사진=연합뉴스]


국내 최초로 팔 이식수술을 받은 손진욱(37)씨는 수술 1주년 경과 보고회에서 "한두 달 전부터 이식받은 손에 땀이 나고 있다"고 말했다.

손씨는 대구 W병원에서 열린 팔 이식수술 1주년 경과 보고회에서 이식받은 왼쪽 손으로 마이크를 잡고 "이식받은 손은 원래 다른 사람 손인데도 땀이 나는 걸 보고 신기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수술 전과 비교하면 기능적으로 70% 정도 손을 움직일 수 있게 된 것 같다. 아직 세심한 동작은 하기 힘들지만 양치질, 옷 입기, 운전, 머리 감기 등 일상생활을 충분히 해내고 있다"고 했다.

손씨는 지난해 2월 2일 W병원 수부미세재건팀과 영남대병원 의료진 2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영남대병원 수술실에서 국내 처음으로 10시간에 걸쳐 팔 이식수술을 받았다.

손씨는 공장에서 일을 하다가 왼쪽 팔을 잃었고, 이후 교통사고 뇌사자 공여로 손부터 손목 아래 팔 5㎝까지 이식받았다.

수술에서 회복하고 넉 달 뒤인 6월 대구의료관광진흥원에 직원으로 채용된 손씨는 7월에는 프로야구에서 이식받은 손으로 시구를 하는 꿈도 이뤘다.

이날 경과 보고회에는 손씨 외에도 수술을 집도한 W병원 우상현 원장, 영남대병원 장기이식센터장 도준영 교수와 재활의학과 장성호 교수 등이 함께했다.

우 원장은 "팔 이식 환자에게 1년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면역 반응이 심하게 일어나고 몸이 안정되는 시기다. 그동안 거부반응도 있었으나 신경 재생이 활발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초의 복합조직이식은 1999년 1월에 미국에서 성공했다. 미국 최고의 손 수술 전문 병원인 클라이넛 수부외과센터 브라이덴바흐 교수팀은 매튜 스콧이라는 남성에게 뇌사자 왼손을 이식했다. 스콧은 지금도 건강하게 살고 있으며 야구팀 시구를 하는 등 기능도 잘 회복했다. 손 이식 수술과 야구 시구까지 손진욱씨와 여러모로 비슷한 경우다.

지난 2008년 독일 의료진이 어깨 아래의 양팔을 모두 잃은 남성에게 두 팔을 동시 이식하는 데 성공한 데 이어 2012년까지 전 세계 팔 이식은 36건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