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옌볜 통신] 학원가는 즐거운 비명, 부모들 어깨는 무겁다
2018-01-30 13:00
올해 옌볜주(延邊州) 초·중·고등학교 겨울방학은 1월 6일부터 시작돼 2월 25일까지 지속된다.
방학 몇 달 전부터 옌볜주 학원들의 홍보 활동이 이어졌다. TV, 라디오, 신문, 전단 등 전통 매체를 통한 홍보도 있지만, 인터넷 홍보글, 위챗(Wechat) 모멘트(朋友圈)·단체 채팅방·훙바오(紅包) 등 신생 매체를 통한 저비용·고효율의 인터넷 마케팅이 주를 이뤘다.
방학 시작과 동시에 옌볜주 학원가는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옌볜에서 학원을 찾는 학생을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공립유치원에 다니는 만 3~6세 미취학 아동이다. 옌볜에서 사립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은 공휴일을 빼고 별도의 방학이 없다. 반면 공립유치원은 여름과 겨울에 각각 50일 정도의 방학이 있다.
옌볜주는 맞벌이 부부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방학을 맞이한 아이를 맡길 시설이 필요하다.
그 대안으로 학원가는 필수다.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이들 학원은 사실상 ‘놀이방+어린이집’ 형태다. 율동, 노래, 레고, 밀가루·물감 놀이 등 어린이의 오감과 창의력 발달에 좋은 놀이를 중심으로 다양하게 수업을 진행하며 점심과 간식까지 챙겨준다.
그 비용은 대체로 4주를 기준으로 1500~2000위안(약 34만원) 정도다. 일반 직장인 월급이 3000~4000위안인 것을 고려하면 이는 월급의 절반에 가깝다.
공립유치원 학비(700위안)보다 2배가 비싼 비용이지만, 직장인 부모들과 황혼 육아를 책임진 노인들에게는 최적의 선택이다.
두 번째는 초등학생이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학원은 학업보다 피아노, 태권도, 축구, 미술, 노래, 영어, 올림피아드, 바둑 등 특기 교육 중심이다. 요즘 중국 부모들은 특히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학교, 사회생활에서 훨씬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최근 옌볜주에는 전통문화 교육 열풍이 불었다. 한족(漢族) 학생들은 고쟁(古箏), 얼후(二胡), 고대문화 등을 배웠다. 가야금, 퉁소, 민요 등을 배우려는 조선족 학생들의 비중이 늘었다.
특기 수업 비용은 과목당 1000~2000위안으로 비싼 편으로 학원에서 하루를 보낼 수 있는 수업 3~4개를 들으면 6000위안의 비용이 든다. 맞벌이 부부의 월 소득이 전부 학원비로 충당되기 일쑤다.
부모들은 허리띠를 졸라매는 한편 방학한 애들을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고, 뭔가 배우면서 즐길 수 있고 또 안전하기에 학원을 선호하는 편이다.
세 번째는 중·고등학교 입시학원이다. 국어·영어·수학 위주이며, 비용은 학원 단체 수업이냐 1:1 개별 수입, 일반 선생님, 유명 강사이냐 따라서 비용이 천지 차이다. 단체 수업이면 한 달에 500위안 이상이고, 1:1 과외는 시간당 200~500위안이다.
개학하면 방과후 또는 주말 등 일주일에 3일 정도만 학원에 다니지만, 방학에는 매일 다니기 때문에 비용이 배가 된다. 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있어서 방학은 제3학기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움직임이 바쁘다.
중국 고등학교 입학시험에는 체육 과목이 포함된다. 학생 시기부터 신체 건강을 바로잡고 운동을 일상화해 국민건강을 향상하자는 취지다.
체육 과목이 차지하는 점수는 지역마다 다른데, 옌볜은 총점 650점에서 체육이 50점을 차지한다. 1점으로 당락이 결정되는 시험에서 50점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달리기(남자 1000m·여자 800m), 줄넘기, 턱걸이(남자), 윗몸일으키기(여자), 농구, 축구, 배구 등을 필수와 선택 종목으로 나눠 4개 종목의 시험을 본다. 실기점수 40점과 평소 수업 태도 등을 반영한 점수 10점을 더해 총 50점이다.
그래서 생겨난 것이 체육학원이다. 가까운 옌볜대학 체육학과 학생들 또는 각 학교 체육 선생님들은 방과후 시간과 방학을 이용해 학원에서 투잡으로 학생들을 가르친다. 수업료도 국어·영어·수학과 비슷한 수준이다. 보통 중학교 2학년 때부터 1년간 입시 체육 과목을 체계적이고 집중적으로 배우면서 체력 점수를 향상한다
체육 점수만을 위한 특별전형 사례도 있다. 주(州)급 체육대회에서 5위 안에 들면 실기점수 40점을 전부 받을 수 있다. 여기에 학교에서 반영하는 수업 태도 점수 10점을 가하면 사실상 50점 만점을 획득한 격이다.
축구, 배구, 수영 등 종목은 경쟁이 치열하지만 씨름, 유도 등은 배우는 학생이 적어 순위권 진입에 유리하다. 이로 인해 1학년에 입학할 때부터 씨름학원 등을 찾아 기초부터 배우고, 2학년 때부터 경기에 참가해 순위권 진입을 목표로 하는 학생도 늘고 있다.
옌볜의 과외학원 열풍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자녀교육에 대한 어른들의 맹목적인 교육열과 지나친 욕심이 우리 아이들을 힘들게 하고 교육 부담을 가중하고 있는 것은 아니냐 하는 근심이다.
학교에서는 국가 교육부의 지시대로 학업 부담을 덜기 위해 고심하는 상황에서 학부모들은 이를 위배하는 학원 교육열을 조장해 학생들의 부담과 스트레스를 늘리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부 부모들의 욕심으로만 돌릴 문제도 아니다. 중국 입시체제라는 시스템과 점수 획득 우선의 이념 아래 학원과 과외의 열풍은 당분간 불가피한 양상이다. 그리고 미취학 아동과 초등학교 학생들의 방학 기간 거처도 맞벌이 부부로서는 학원을 빼고 딱히 다른 방법이 없다.
최근 옌볜에서는 부모들의 근심을 해결하고자 방학한 학생들을 무료로 돌보는 봉사활동을 진행하기도 했다. 한국의 동사무소와 비슷한 개념인 가도, 사회구역에서 방학 동안 갈 곳이 없는 어린이들을 맡아 무료로 공부와 놀이를 가르치는 ‘사랑의 위탁반’이다.
옌볜대학 자원봉사자들은 방학 동안 학생들에게 서예, 태권도, 음악 등 과목의 맞춤형 봉사를 제공하게 된다. 집과 가까운 사무소에 가서 등기하면 자녀를 보낼 수 있다.
방학 몇 달 전부터 옌볜주 학원들의 홍보 활동이 이어졌다. TV, 라디오, 신문, 전단 등 전통 매체를 통한 홍보도 있지만, 인터넷 홍보글, 위챗(Wechat) 모멘트(朋友圈)·단체 채팅방·훙바오(紅包) 등 신생 매체를 통한 저비용·고효율의 인터넷 마케팅이 주를 이뤘다.
방학 시작과 동시에 옌볜주 학원가는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옌볜에서 학원을 찾는 학생을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공립유치원에 다니는 만 3~6세 미취학 아동이다. 옌볜에서 사립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은 공휴일을 빼고 별도의 방학이 없다. 반면 공립유치원은 여름과 겨울에 각각 50일 정도의 방학이 있다.
옌볜주는 맞벌이 부부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방학을 맞이한 아이를 맡길 시설이 필요하다.
그 대안으로 학원가는 필수다.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이들 학원은 사실상 ‘놀이방+어린이집’ 형태다. 율동, 노래, 레고, 밀가루·물감 놀이 등 어린이의 오감과 창의력 발달에 좋은 놀이를 중심으로 다양하게 수업을 진행하며 점심과 간식까지 챙겨준다.
그 비용은 대체로 4주를 기준으로 1500~2000위안(약 34만원) 정도다. 일반 직장인 월급이 3000~4000위안인 것을 고려하면 이는 월급의 절반에 가깝다.
공립유치원 학비(700위안)보다 2배가 비싼 비용이지만, 직장인 부모들과 황혼 육아를 책임진 노인들에게는 최적의 선택이다.
두 번째는 초등학생이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학원은 학업보다 피아노, 태권도, 축구, 미술, 노래, 영어, 올림피아드, 바둑 등 특기 교육 중심이다. 요즘 중국 부모들은 특히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학교, 사회생활에서 훨씬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최근 옌볜주에는 전통문화 교육 열풍이 불었다. 한족(漢族) 학생들은 고쟁(古箏), 얼후(二胡), 고대문화 등을 배웠다. 가야금, 퉁소, 민요 등을 배우려는 조선족 학생들의 비중이 늘었다.
특기 수업 비용은 과목당 1000~2000위안으로 비싼 편으로 학원에서 하루를 보낼 수 있는 수업 3~4개를 들으면 6000위안의 비용이 든다. 맞벌이 부부의 월 소득이 전부 학원비로 충당되기 일쑤다.
부모들은 허리띠를 졸라매는 한편 방학한 애들을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고, 뭔가 배우면서 즐길 수 있고 또 안전하기에 학원을 선호하는 편이다.
세 번째는 중·고등학교 입시학원이다. 국어·영어·수학 위주이며, 비용은 학원 단체 수업이냐 1:1 개별 수입, 일반 선생님, 유명 강사이냐 따라서 비용이 천지 차이다. 단체 수업이면 한 달에 500위안 이상이고, 1:1 과외는 시간당 200~500위안이다.
개학하면 방과후 또는 주말 등 일주일에 3일 정도만 학원에 다니지만, 방학에는 매일 다니기 때문에 비용이 배가 된다. 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있어서 방학은 제3학기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움직임이 바쁘다.
중국 고등학교 입학시험에는 체육 과목이 포함된다. 학생 시기부터 신체 건강을 바로잡고 운동을 일상화해 국민건강을 향상하자는 취지다.
체육 과목이 차지하는 점수는 지역마다 다른데, 옌볜은 총점 650점에서 체육이 50점을 차지한다. 1점으로 당락이 결정되는 시험에서 50점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달리기(남자 1000m·여자 800m), 줄넘기, 턱걸이(남자), 윗몸일으키기(여자), 농구, 축구, 배구 등을 필수와 선택 종목으로 나눠 4개 종목의 시험을 본다. 실기점수 40점과 평소 수업 태도 등을 반영한 점수 10점을 더해 총 50점이다.
그래서 생겨난 것이 체육학원이다. 가까운 옌볜대학 체육학과 학생들 또는 각 학교 체육 선생님들은 방과후 시간과 방학을 이용해 학원에서 투잡으로 학생들을 가르친다. 수업료도 국어·영어·수학과 비슷한 수준이다. 보통 중학교 2학년 때부터 1년간 입시 체육 과목을 체계적이고 집중적으로 배우면서 체력 점수를 향상한다
체육 점수만을 위한 특별전형 사례도 있다. 주(州)급 체육대회에서 5위 안에 들면 실기점수 40점을 전부 받을 수 있다. 여기에 학교에서 반영하는 수업 태도 점수 10점을 가하면 사실상 50점 만점을 획득한 격이다.
축구, 배구, 수영 등 종목은 경쟁이 치열하지만 씨름, 유도 등은 배우는 학생이 적어 순위권 진입에 유리하다. 이로 인해 1학년에 입학할 때부터 씨름학원 등을 찾아 기초부터 배우고, 2학년 때부터 경기에 참가해 순위권 진입을 목표로 하는 학생도 늘고 있다.
옌볜의 과외학원 열풍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자녀교육에 대한 어른들의 맹목적인 교육열과 지나친 욕심이 우리 아이들을 힘들게 하고 교육 부담을 가중하고 있는 것은 아니냐 하는 근심이다.
학교에서는 국가 교육부의 지시대로 학업 부담을 덜기 위해 고심하는 상황에서 학부모들은 이를 위배하는 학원 교육열을 조장해 학생들의 부담과 스트레스를 늘리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부 부모들의 욕심으로만 돌릴 문제도 아니다. 중국 입시체제라는 시스템과 점수 획득 우선의 이념 아래 학원과 과외의 열풍은 당분간 불가피한 양상이다. 그리고 미취학 아동과 초등학교 학생들의 방학 기간 거처도 맞벌이 부부로서는 학원을 빼고 딱히 다른 방법이 없다.
최근 옌볜에서는 부모들의 근심을 해결하고자 방학한 학생들을 무료로 돌보는 봉사활동을 진행하기도 했다. 한국의 동사무소와 비슷한 개념인 가도, 사회구역에서 방학 동안 갈 곳이 없는 어린이들을 맡아 무료로 공부와 놀이를 가르치는 ‘사랑의 위탁반’이다.
옌볜대학 자원봉사자들은 방학 동안 학생들에게 서예, 태권도, 음악 등 과목의 맞춤형 봉사를 제공하게 된다. 집과 가까운 사무소에 가서 등기하면 자녀를 보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