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인터뷰①] 이규형 "'감빵생활' 해롱이, 약쟁이 특징 표현 위해 틱 증후군 연기"
2018-01-25 00:00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톱배우’가 되기까지 거쳐야 할 인내와 고뇌의 시간이 있어야한다. 그리고 그 시간을 지난뒤야 비로소 진정한 배우가 된다. 배우 이규형이 그랬다. 오랜 인고의 시간을 묵묵히 견뎌낸 뒤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배우가 됐다.
이규형은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통해 대중적인 인기를 끌 정도로 성장했다. 그는 극중에서 강남 최고의 현금 부잣집 아들이지만 부모님의 사랑을 충분히 받지 못해 마약에 손댔다가 교도소에 갇힌 ‘마약 사범’ 유한양을 연기했다.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아서 감사해요. 전작인 ‘비밀의 숲’으로는 관계자 분들에게 저라는 존재를 알렸다면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많은 대중 분들에게 저라는 배우를 알 릴 수 있는 계기가 된 작품이라 생각해요. 많은 사랑을 받아서 감사하고 또 행복했습니다.(웃음)”
“밥먹으러 갈 때나 술자리에 갈 때면 많이 저를 알아봐주시더라고요. 촬영 기간 중에 ‘슬기로운 감빵생활’ 식구들이 모여서 소주 한 잔을 할 때면 그렇게들 많이 계산을 해주시더라고요. 감사했어요.”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제목그대로 교도소 안 제소자와 교도관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국내 드라마 속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소재로 다소 많은 이들에게는 괴리감이 느껴질법도 했지만 동시간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사랑 받았다. 많은 제소자들이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이어간 반면, 극중 이규형만은 슬기롭지 못한 감빵생활을 보냈다. ‘한 번 약쟁이는 영원한 약쟁이’라는 우스갯소리를 현실적으로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그의 캐릭터를 사랑했던 시청자들에겐 큰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었다.
사실 드라마 시작 전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범죄자들을 미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 이규형의 유한양 역할을 향한 시선 역시 그랬다.
“제가 연기하는 약쟁이가 과분한 사랑을 받았어요. 하지만 그것 때문이라도 범죄자를 미화하면 안 되잖아요. 약을 하는 사람이 귀여울수는 있어요. 하지만 약을 하는 행위 자체가 쉽게 비춰지면 안되잖아요. 어린 친구들도 작품을 보는데 그런 친구들에게 안 좋은 영향을 미치면 안 되잖아요. 약에 대한 위험성이나 경각심을 보여준거라 생각해요.”
그렇다면 결코 평범하지 않은 마약 사범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를 거쳤을까. 약쟁이들의 디테일한 특징 하나 하나를 공부했다.
“사실 약쟁이를 주변에서 찾을 순 없잖아요.(웃음) 어쩌다 수소문 끝에 약쟁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 들었는데 약쟁이들의 특징 중 하나가 틱 증후군처럼 한 가지 표정 등을 반복한다거나 코를 많이 훌쩍인다고 하더라고요. 또 눈을 자주 깜빡이고 입 근육을 쓰는 선에서 캐릭터 라인을 잡아갔어요. 너무 과하게 표현하면 캐릭터가 비호감일 것 같아서 외적인 건 약쟁이의 특징을 따랐던 것 같아요. 정말 중심을 잡는게 힘들었어요. 약쟁이지만 2상 6방 안에서 분위기를 환기시켜주고 재미있는 역할을 해야했어요. 그래서 아프다가도 멀쩡해지고, 덜덜 떨다가도 너무 튀지 않게 연기해야 했죠.”
극을 이끌어가는 주인공은 아니지만 이규형의 역할은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가장 맛깔스러운 감초 캐릭터였다. 감독이 원하는 색깔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해냈기 때문에 이규형만이 소화할 수 있는 깜찍한(?) 해롱이가 탄생할 수 있었다.
“감독님이 주신 한양에 대한 디렉션은 헤롱거리고 귀여워보여야 한다는 정도의 가이드라인고 게이 역할이어야 한다는 거였죠. 처음 오디션을 볼 때 대본 중에 교도소로 들어가는 호송버스에 탔을 때 법자에게 ‘신라호텔 가는거냐’라고 물어보는 장면이 있는데 처음에 담백하게 너무 세지 않게 했더니 조금 더 가볼 수 있냐고 하셨고, 결국 끝까지 가볼 수 있냐고 하셨을 때 끝까지 가볼게요하고 나온게 그 장면이었어요. 헤롱거리고 흐느적거리고...(웃음) 이미 오디션 때 잡힌 역할이었어요. 과거 만취해서 진상 부리는 캐릭터도 해봤지만 이런 역할은 정말 색달랐던 것 같아요.”
약쟁이 캐릭터를 연기해야한다는 부담감은 함께 출연했던 배우들 덕분에 견딜 수 있었다고.
“함께 연기하다보니 의지가 많이 됐어요. 생판 모르는 사람들끼리 연기했었다면 초반엔 좀 부끄러울 수 있었는데 촬영 시작 전부터 대본 리딩을 여러번 함께 했었죠. (박)해수 형은 해수 형대로 단 둘이 만나서 캐릭터를 잡아가는 자리도 많이 있었고요. 아는 사람들이니까 술도 마시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도 많이 했고요. 너무 편했어요. 또 (정)해인이의 경우에도 적응을 잘 할 수 있었을까 싶었는데 정말 잘하고 착하고 센스 있더라고요. (정)경호와는 붙는 신이 너무 뒤에 있어서 아쉬웠어요. 초반에 모니터링을 하는데 연기를 정말 잘하는 친구라고 생각이 들었어요. 예전에 경호 연기를 본적이 있는데 정말 놀랐거든요. 이렇게 연기를 잘하는 친구였나 싶었고요. 괜히 롱런하는 게 아니구나 싶었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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