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근로시간 단축 꼼수…“조기출근해야 일 다 끝내요”

2018-01-25 03:25
출·퇴근시간 수시로 변경, 노동강도 크게 강화
2016년 만든 스태프제도 사실상 비정규직

24일 국회의원 회관에서 마트노조가 이마트의 인력관리 실태에 관해 비판하고 있다. [사진= 박성준 기자]


이마트 노동조합이 신세계‧이마트의 이중적 고용행태에 대해 성토하는 자리를 가졌다.

24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4간담회실에서 마트노조, 서비스연맹 등 단체는 이마트가 최근 근무시간 단축을 하며 꼼수 채용을 일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김종훈 민중당 의원은 이마트가 노동시간의 단축으로 사회적 환영를 받았지만 하루가 지난 시점에서 꼼수를 알게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번 신세계그룹의 근무시간 단축이 표면적으로 근무시간을 한 시간 단축시켰지만 실상은 임금의 증가를 막고 노동강도를 높인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하순 민주노총 정책연구원은 “임금 삭감없는 노동시간 단축은 진보진영이 주장했으며 이마트의 겉모습만 보고 그것이 실현된 것으로 착각했다”며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으며 임금을 줄이기 위한 꼼수에 불과했다”고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과거 하루 8시간, 일주일 40시간의 근무가 이번 단축으로 인해 35시간으로 줄었지만 노동강도는 강화됐다는 주장이다. 특히 박 연구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이마트는 월 근로시간을 줄이면서 과거에 비해 법정 최저임금과 이마트의 시급 격차를 점차 줄이고 있다고 제시했다.

전수찬 마트산업노동조합 이마트지부 위원장은 “이마트는 일가정 양립을 주장하며 근무시간을 일부 줄였지만 이후 출퇴근시간을 수시로 변경하며 더 촘촘하게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며 “이마트 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병가무급처리와 휴양시설사용제한 등 차별적 처우도 심각한 수준이다”고 폭로했다.

또 전 위원장은 “근무시간 단축 후 조기 출근을 하지 않으면 시간 내 업무를 마칠 수 없을 정도로 스케쥴을 맞춰놨다. 그렇기 때문에 매일 30분정도 공짜 노동을 하는 셈이다”며 “출근해서 마감할 때까지 10분도 쉴 시간이 잘 안난다”고 업무실태를 비판했다.

아울러 전 위원장이 제시한 자료 말미에는 이마트에서 시행하는 스태프 제도의 문제를 지적했다. 스태프 제도는 계산원이나 영업사원 등 업무의 전문성을 나누지 않고 모든 일을 하는 이마트 내 제도다.

전 위원장은 “이마트가 2016년 말에 스태프 직군을 새롭게 만들어 1년 이하 계약으로 만 운영하는 사실상 비정규직의 다른 모습”이라며 “이마트는 최근 노브랜드 전문점과 신규 복합몰을 출점하면서도 스태프직군을 대거 고용해 정규인력을 늘리지 않는 꼼수 채용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마트 관계자는 "근로기준법상 8시간 근로에 1시간 의무 휴식인데, 이번 근무시간 단축으로 기존 휴게시간이 조금 줄었지만 여전히 1시간을 초과한 2시간을 주고 있다"며 "또 스태프사원들은 최저 시급대비 20%가 넘을 정도의 임금을 받고 있고, 대부분 젊은 대학생·휴학생들이 공백기를 활용해 자발적으로 일해 기존의 비정규직과는 다르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