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덮친 최악 미세먼지…가전양판 웃고, 백화점 울고

2018-01-24 08:02
마스크·캔산소 판매 불티…백화점 3사, 신년세일 마이너스 매출

서울시가 2번째로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한 17일 오전 출근길에 오른 시민들이 마스크를 한 채 버스에 올라 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역대 최악의 미세먼지가 엄습한 1월 유통채널들은 주력품목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미세먼지 여파로 공기청정기의 수요가 늘면서 가전양판점의 매출은 증가한 반면 의류와 생활용품을 취급하는 백화점 매출은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미세먼지 관련상품의 매출이 지난해 대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하이마트는 올해 1월 1일부터 같은 달 21일까지 판매된 공기청정기와 의류건조기의 판매액을 살펴보니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50%, 430%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최근에는 공기청정기의 단일 기능이 아니라 난방이나 냉방, 공기순환이 함께 되는 겸용기기의 판매가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전자랜드프라이스킹도 비슷한 판매 증가율을 보였다. 전자랜드는 올초 미세먼지 이슈가 커지면서 이달 1일부터 21일까지 판매된 공기청정기와 실내건조기가 전년 동기대비 각각 238%, 200% 성장했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오픈마켓에서는 미세먼지 관련 상품의 매출도 늘었다. G마켓에서는 이달 1일부터 21일까지 미세먼지 관련 품목 판매 증감을 전년대비로 살펴본 결과 마스크 172%, 노스크(코에 사용하는 마스크) 935%, 휴대용 캔산소 235% 씩 증가했다. 11번가 역시 마스크와 황사용품이 같은 기간 전년 대비 461% 증가했다. 특히 공기정화식물과 삼림욕제품도 50%이상 상승했다.

반면 미세먼지 여파로 사람들의 외출이 줄면서 백화점의 신년 초 장사는 부진을 겪었다.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시작돼 21일 마감한 롯데, 현대, 신세계 백화점 3사의 신년 세일 매출은 전년 동기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롯데백화점은 신년 세일 행사에서 전년 동기대비 7.5%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은 마이너스 4%를 기록했다. 신세계백화점도 4.2% 역성장 했다. 특히 지난해 1월은 명절이 가까워 유통업체가 특수를 누린 반면 올해는 설 대목이 2월로 밀려 소비가 줄어든 탓도 있다. 아울러 연초부터 극심한 미세먼지와 한파가 동시에 겹치면서 사람들의 외출이 급감한 것이 매출 감소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전자랜드프라이스킹 관계자는 "올초부터 미세먼지 이슈로 인하여 미세먼지와 관련 있는 대표적인 상품 판매량이 전년동기대비 높은 증가량을 보이고 있다"며 "요즘은 다양한 기능을 가진 겸용기기의 종류가 많아 계절상품과 관계없이 구매하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