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두 “MB 국정원, ‘포청천TF’ 구성해 야당 정치인 불법사찰”
2018-01-23 13:37
사찰 대상에 박원순·한명숙·박지원·최문순·정연주 등 포함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익명의 제보를 근거로 “이명박 정부 국정원이 국가안보를 위해 절대 넘지 말아야 할 ‘레드라인’까지 넘어선 것으로 밝혀졌다”며 “국정원이 대북공작금을 빼돌려 야당 정치인 불법사찰 공작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민 의원은 “최종흡 전 국정원 3차장은 2009년 2월 임명된 후 대북공작국의 특수활동비 가운데 ‘가장체 운영비’를 활용해 ‘유력 정치인 해외자금 은닉’ 실태 파악을 위한 공작활동을 전개하기로 했다”면서 “실제로는 대북공작국이 아닌 방첩국의 단장을 직접 지휘해 한명숙, 박지원, 박원순, 최문순, 정연주 등 당시 유력 야당 정치인과 민간인에 대한 불법사찰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사찰의 공작명을 ‘포청천’이라고 불렸다고 전했다.
민 의원 “공작 실행 태스크포스(TF)는 K모 단장의 지휘하에 내사 파트, 사이버 파트, 미행감시 파트 등 방첩국 직원들로 구성된 3개 파트가 동원돼 전방위적 불법 사찰을 전개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한 전 총리의 경우 당시 문제가 되고 있던 정치자금법 위반 증거 확보에 주력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 의원은 “이 같은 불법사찰은 최 전 차장 후임인 김남수 전 차장이 사이버 파트를 직접 챙기는 등 (이후에도) 계속 진행된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공작이 지속된 것으로 봐서, 국정원 업무의 관행상 모든 진행과 결과물이 이 전 대통령에게 보고되지 않을 수 없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정원이 국정을 농단하고 청와대에 특수활동비를 뇌물로 건넨 것만도 충격적인데, 국가안보를 위해 써야 할 대북공작금까지 유용해 야당 정치인 사찰 공작을 했다는 것은 용서받을 수 없는 국기 문란 행위”라며 “검찰은 즉각 수사에 착수하고 성역없는 수사로 관련자들을 일벌백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