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 “일감 확보 총력···수주목표 82억달러 기필코 달성”

2018-01-16 14:54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이 16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삼성중공업 제공]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은 16일 “올해 수주목표로 정한 82억달러를 기필코 달성해 내년에는 매출 7조원대 회복 영업이익 흑자를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 진행중인 1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성공적으로 마무리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남 사장은 조선업계가 하루라도 빨리 경영 정상화를 이룰 수 있도록 채권단이 조선사들에 대한 자금회수 속도를 늦춰주고 선수금환급보증(RG)을 적기에 발급해 주길 정부에 당부했다.

남 사장은 이날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어 “부족한 조업 물량 확보를 위해 올해 수주목표를 반드시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까지 회사가 어려움을 겪은 이유는 2016년 수주량이 5억 달러에 불과해 조업물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한 고정비가 계속 늘어난 게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했고, 채권단의 대출금 회수 압박까지 겹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수주몰표를 달성하면 연말까지 수주잔고가 14조원에 달해 2년치 조업물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러면 내년에는 제시한 매출·영업이익 목표를 달성할 수 있으며, 여유를 갖고 우리가 강점을 갖고 있는 액화천연가스(LNG) 선박과 해양플랜트 등을 선별적으로 수주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남 사장은 올해 수주 목표 82억달러 가운데 조선은 55억달러, 나머지는 해양 플랜트로 가져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정해균 최고재무책임자(CFO) 전무는 “장기적으로 사업의 안정성과 우리의 강점을 가져가려면 조선과 해양플랜트의 수주 비중은 60% 대 40%로 가야한다고 보며, 특히 해양 플랜트는 경쟁사 보다 더 많이 가져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주 환경과 관련해서는 “2019년부터 적용되는 선박평형수 규제와 2020년에 적용되는 황산화물 규제가 앞으로 대규모 선박발주를 이끌어 내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면서 “선령(船齡) 15년 이상의 선박은 선박 평형수와 황산화물 규제를 충족시키기 위해 추가 장치를 장착하는 것보다는 폐선(廢船)하고 신규로 발주하는 게 경제적인데, 이런 선박이 현재 전체 선대의 절반에 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 사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삼성중공업이 차별화 된 경쟁력으로 살아나고 있는 해양플랜트 시장에서 큰 기회를 차지할 것이라고 수차례 강조했다.

그는 “2015년 이후에도 대형 해양플랜트를 지속적으로 수주하며 설계, 프로젝트(PM) 분야의 인력 규모를 유지해 왔고, 리스크 관리 능력이 확대되어 수익성 확보가 가능해 졌으며, 해양플랜트 발주가 예정된 북해, 서아프리카, 호주 등지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오일메이저를 비롯한 시장 참여자들이 삼성중공업을 해양플랜트 분야에서 절대 강자로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 사장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정부의 지원 방안으로 채권단의 압박이 완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선산업은 펀더멘털은 바뀐 게 없는데 채권단은 대출금을 마구 회수하고 있고 RG를 발급해 주지 않아 수주한 계약이 취소된 사례가 늘고 있다”면서 “채권단이 대출금 회수에 속도를 조절해주고 RG를 제때 발급해 주면 정상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삼성중공업은 보릿고개를 넘기 위해 올해부터 대리급 이하 사원들도 동의하에 임금반납을 실시할 예정이며, 인력 구조조정도 계속 진행한다. 단, 구체적인 시기와 인원은 정하지않고 상시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유상증자와 관련, 남 사장은 “2016년 1조원 유상증자 때 상황이 지금보다 나빴지만 유상증자에 성공했다. 지난해 75억달러를 수주했고, 유럽 선주들로부터 전망이 밝다고 말하는 등 분위기가 좋다”면서 “주주배정방식이라 삼성전자 등이 이사회 의결에 따라 결정하겠지만 전망이 좋으니 기존 투자자들이 들어올 거라고 믿고 있다. 실패한다는 생각은 안해봤다”고 말했다.

시장에서 제기되고 있는 삼성엔지니어링 또는 대우조선해양과의 합병설에 대해서는 “전혀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남 사장은 “지난 3~4년간 해양플랜트 인도 지연(공기 연장 및 사고 발생 등)으로 인해 회사와 산업이 위기를 겪었다는 비난을 받아 직원들의 사기가 많이 가라앉았다”면서 “작년 말을 기점으로 (문제 물량)은 정리했고, 올해부터 시장 상황이 좋아지고 있는데다가 유상증자까지 잘 되면 사원들이 다시 뭉쳐서 다시 한 번 도전하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