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모든 일이 내 불찰, 다 지고 가겠다"... 내년 2월5일 선고

2017-12-27 19:49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7일 오전 삼성그룹 전·현직 임직원들의 뇌물공여 혐의 관련 항소심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 도착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7일 "모든 일이 제 불찰"이라며 "법적 책임과 도덕적 비난을 모두 제가 받겠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서울고법 형사13부(정형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최후진술을 통해 이같이 호소했다. 

이 부회장은 먼저 "외람되지만 제가 갖고 있었던 경연인으로서의 인생의 꿈, 목표를 말하고 싶다"며 "저는 제 능력을 인정받아 창업자인 이병철, 이건희 회장과 같이 성공한 기업인으로 이름을 남기고 싶었지 재산, 지분, 자리 욕심 같은 것은 죽어도 없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를 이루는 것은 전적으로 나에게 달린 문제이며 제가 잘 해야 하는 것"이라며 "제가 못하면 대통령 할아버지가 도와줘도 이룰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부회장은 "건방지게 들릴 수도 있지만, 자신도 있었다"며 "이런 제가 왜 뇌물까지 줘가며 승계를 위한 청탁을 하겠나. 이것만은 제대로 살펴주시길 바란다"고 무죄를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은 "실타래가 꼬여도 너무 복잡하게 엉망으로 얽혔다"며 "실망하신 국민들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지 죄송하기 짝이없고, 바닥까지 떨어져버린 신뢰를 어떻게 되찾을지 생각하면 앞이 막막하다"고 호소했다.

이어 그는 "어디서부터 어떻게 꾸려나가야 할지도 정말로 모르겠지만, 한가지 확실한 건 이 모든 일이 다 제 불찰"이라며 "저와 대통령 독대에서 모든 문제가 시작됐으니, 이 모든게 제 책임"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부회장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과 장충기 전 차장을 거론하며 "그런 의미에서 한가지 청이 있다"며 "같이 재판받고 있는 다른 피고인들에 대한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만일 제가 어리석어 죄가 된다고 판단한다면 제게 벌을 내려달라"며 "제가 모든 책임을 져야 엉클어진 실타래가 풀릴 것 같다"고 호소했다. 

한편 이날 박영수 특별검사는 이 부회장에게 1심 때와 같은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함께 기소된 최 전 실장과 장 전 차장(사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에 대해선 징역 10년을,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에 대해선 징역 7년을 각각 구형했다. 항소심 선고일을 내년 2월5일로 정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