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30일까지 통합찬반투표…안 vs 박 '끝장승부'

2017-12-27 18:18
朴 "정체성 다르기 때문에 실패"…安 "힘을 합쳐 새 길 열어가지 못할 이유 없어"

지난 25일 국민의당 원외지역위원장인 홍훈희 변호사(오른쪽)와 한웅 변호사가 남부지방법원에 '바른정당과의 통합 추진과 관련한 안철수 당대표 재신임 전 당원 투표'에 대한 가처분신청 서류를 접수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하지만 법원은 전당원 투표 첫 날인 27일 해당 가처분신청을 기각했다.  [연합뉴스]

 
바른정당과 통합을 추진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재신임을 묻는 당원투표가 27일 나흘간 일정에 돌입했다.

이날 안 대표는 기자간담회까지 열고 투표 독려에 나선 반면 박지원 전 대표는 투표 거부를 호소했다.

안 대표는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당 밖에서 불순한 통합반대 음모가 있다면 단호하게 맞서 싸우겠다”고 말한 뒤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굴하지 않겠다”며 통합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는 통합에 대해 기존 여당과 야당이 흔들기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안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은 단단히 뭉친 개혁정당의 등장이 두려운 것이고, 자유한국당은 지지율 경쟁에서 밀려 수구 세력이 돼 주변으로 밀려나갈 걱정을 하는 것”이라며 “개인이든 세력이든 정치적 이해에 얽매인 통합반대는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 대표는 양 당의 통합이 정체성을 흔들 것이라는 우려도 일축했다. 그는 “바른정당은 개혁가치에 충실한 11명 의원의 젊고 단단한 정당이며 수도권과 영호남에 고르게 지지를 확보한 정당”이라며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상호 보완적인 매력을 갖고 있으며, 힘을 합쳐 새 길을 열어가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역사적 기록이 될 투표에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호소한다”고 강조했다.

또 안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바른정당 원외 지역위원장들이 주재하는 행사에 참석해 통합 노선에 대해 의견을 공유하는 등 통합을 위한 행보에 속도를 높였다.

반면 박 전 대표는 이날 전당원투표 거부를 당원들에게 당부했다.

그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당원 여러분께서 오늘 27일부터 내일 28일까지 핸드폰에 K-보팅 문자가 오면 열어보지 마십시오”라며 “그대로 두면 국민의당을 살립니다”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이날 이어진 별도의 포스팅을 통해 안 대표를 겨냥해 “혈액형이 다르고 정체성이 다른 빚더미 소수정당과 통합해야 명분도 실리도 없다”면서 투표 철회를 거듭 종용했다.

박 전 대표의 바람과 달리 이날 법원은 통합파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는 국민의당 내 통합반대파 의원 등으로 구성된 나쁜투표 거부 운동본부가 “전당원투표를 금지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앞서 지난 25일 통합에 반대하는 국민의당 의원 20명과 지역위원장 17명 등은 “당 대표가 정치적 목적을 위해 전당원 투표를 남용하고 당헌·당규를 위반한 것”이라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