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 회장, 어두운 표정으로 1심 선고공판 출석
2017-12-22 14:1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2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횡령·배임·탈세' 등 경영비리 혐의 관련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했다.
이날 오후 1시 48분경 검은색 롱코트와 정장 차림으로 서울법원종합청사에 나타난 신 회장은 어두운 표정으로 재판정에 들어섰다. 그는 ‘선고를 앞둔 심경’ ‘여전히 아버지 지시를 따랐다는 입장인지’ 등을 묻는 취재진에게 아무 답변 없이 법정으로 올라갔다.
이어 1시55분경 신 총괄회장은 휠체어에 앉아 담요를 덮고 목도리를 두른 채 지팡이를 든채 들어섰다. 그 또한 아무런 말 없이 재판정으로 향했다. 이들과 함께 재판에 회부된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씨 또한 묵묵부답으로 재판정에 출석했다.
이들은 500억원대 ‘공짜 급여’를 지급하고 받아간 혐의(횡령), 롯데시네마 매점 운영권을 독점해 회사에 700억여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배임), 일본 롯데홀딩스 차명 주식을 물려주는 방식으로 증여세 580억여원을 탈루한 혐의(조세포탈) 등을 받고 있다.
검찰은 구형 이유에 대해 “재계 5위인 롯데그룹의 총수 일가가 장기간에 걸쳐 상상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했다”며 “기업을 사유화한 전모가 드러났고 유례 없는 대규모 증여세 포탈과 배임·횡령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신 회장은 이날 공판에 앞서 장인상을 당해 악재가 겹쳤다. 신 회장의 부인 오고 미나미(淡河眞奈美)씨의 부친 오고 요시마사(淡河義正) 전 다이세이(大成)건설 회장이 지난 21일 도쿄에서 노환으로 별세한 것.
오고 미나미씨와 여동생 등 일가족은 도쿄에서 요시마사 전 회장의 임종을 지켜봤지만, 맏사위인 신 회장은 이날 1심 선고를 앞둔 터라 일본으로 가지 못한 채 전화로만 장인의 임종 소식을 들었다. 요시마사 전 회장의 발인은 26일 오전이나, 신 회장이 만약 이날 실형을 받으면 발인에 참석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