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쪼개진 당심···고성 속 安 재신임안 전당원 투표 의결

2017-12-21 18:39
당무위 회의장 진입 놓고 실랑이
27~30일 투표, 31일 결과 공표

21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무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막지마세요. 당원이면 당무위에 다 참석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21일 오후 2시 국민의당 당무위원회가 예정된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 앞은 입장하려는 당원들이 이를 제지하는 스태프들을 향해 고성을 쏟아냈다.

현재 국민의당 상황을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안철수 대표가 전날 자신의 재신임을 묻는 전(全)당원 투표를 실시하겠다고 전격 발표하자 이에 대한 후폭풍으로 당내 여론이 둘로 쪼개진 것이다.

이날 당무위는 예정된 시간보다 1시간 30분 늦어진 진통 끝에 전당원 투표 안건을 의결했다.

하지만 박지원, 정동영 의원 등 국민의당 호남계 중진들은 전당원 투표가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착수하기 위한 사전단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일부 당원들도 반대파 의견에 동조하면서 이날 실랑이는 당무위가 진행되는 약 2시간 30여분 동안 지속됐다.

의장 자격으로 당무위를 주재한 안 대표는 이날 작심한 듯 통합 반대파를 겨냥한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인사말을 통해 “제가 확인한 당심과 우리당 중진 몇분이 주장하는 당심이 너무도 판이해서 토론, 논쟁을 해도 접점을 찾을 방도가 없었다”며 “통합이 당원의 요구라고 본 제 판단이 맞는지, 합리적 대안제시 없이 통합 안 된다는 극렬한 반대가 당원의 뜻인지 확인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전당원 투표 실시의 불가피성을 피력했다.

또 “지난 몇 주간 당대표 재신임을 거론하던 분들이 지금 와서 재신임투표를 저지하겠단다”라며 “재신임 묻겠다는 대표에게 불신임하겠다고, 국민들 이해할 수 있겠나”고 반문했다.

안 대표는 재신임 투표 결과에 따라 자신의 거취를 정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재신임투표가 이뤄지면 그 결과를 100% 수용할 것”이라며 “재신임 받으면 통합절차를 새해 초부터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당헌·당규에 따라 통합 마무리하고 새로운 혁신 정당 성공을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선거 승리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며 “재신임을 못 받으면 당대표직 사퇴는 물론 그 어떤 선택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전당원 투표가 의결됨에 따라 국민의당은 27~30일 전당원 투표를 진행하고, 31일에 결과를 공표할 계획이다.

하지만 양당 통합 작업이 순탄하게 흘러갈지는 아직 미지수다. 호남계 중진들의 반대가 현재 진행형이어서 분당사태까지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 계정을 통해 “안 대표는 분열행동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며 이성을 회복해 공당의 품위를 지키자고 간절히 촉구한다”라며 전당원 투표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