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제언] ​디지털과 아날로그 그리고 고객 만족

2017-12-21 19:00
- 윤보경 신한은행 CS추진실 실장

[사진= 신한은행 제공]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기업과 사회 곳곳에서 디지털 관점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미 상품과 마케팅 체계는 디지털 관점으로 진화하고 발전돼 소비자 곁으로 다가오고 있다. 다가올 미래에는 우리 주변의 더 많은 것들이 더 빠른 속도로 디지털화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 디지털은 기업과 국가 심지어 개인들도 주목해야 할 대세가 됐다.

디지털은 공간과 시간이라는 물리적 한계를 뛰어 넘는 효율성, 합리성, 편리성을 가지고 있다. 어떻게 활용도를 높이느냐에 따라 효과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에 기업들은 디지털에 더 많은 연구와 개발 노력들을 하고 있다. 특히 금융권은 인터넷은행의 출현으로 위기감을 가지고 다른 기업들보다 더 많은 노력을 투입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고객만족을 어떻게 이끌어낼 수 있을까. 이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서는 관점을 넓혀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아날로그의 특징을 생각해 봐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관련 없던 것들이 연결되고, 결합해 새로운 것들로 탄생돼 시너지를 낸다. 고객만족 서비스 역시 기업과 고객의 연결을 극대화하는 것에 목표를 둬야 한다.

그러나 고객은 기업의 필요를 위해 기업과 연결되기를 희망하지 않는다. 고객의 가치와 편리성이 부가되지 않고는 고객을 끌어당길 수 없다. 고객은 인터넷 정보망을 통해 쉽게 유리함을 따지고 민감하게 반응한다. 또한 저마다의 개성과 특성에 따라 맞춰주길 원한다.

이렇게 다양한 고객 니즈 앞에 고객만족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균형이 중요하다. 디지털은 다양한 고객을 한번에 수용하기 좋은 수단이다. 기업은 고객이 스스로 선택하고 이용할 수 있는 '판'을 제공함으로써 고객만족을 꾀하겠지만 고객은 다르다. 디지털적인 효율성과 정확성, 편리성을 좋아하면서도 동시에 인간적인 접촉과 정서적 유대감을 갖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창조성이 가미된 아날로그의 세계가 결합되지 않고는 고객과의 연결을 강화하는 창조성은 기대하기 어렵다. 직원이 창조성을 발휘해 그 기업의 고객이 되고 싶도록 만드는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해야 한다.

디지털이 대세인 요즘, 고객만족은 자칫 사이버 공간에서 이뤄지는 서비스로 멈춰버리기 쉽다. 아무리 기업이 고객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더라도 고객 관점에서 살피는 것이 부족하다면 노력을 들인 서비스가 무용지물이 된다. 디지털 기반의 합리적 서비스와 고객의 마음을 세밀하게 터치하는 아날로그적 유연성이 합쳐진 인적 서비스의 균형감각이 꼭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 그 어느 누구도 종착지에 대해 자신 있게 이야기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출발지는 명확하게 보인다. 기업은 더 적극적으로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지금까지 해왔던 방식의 고정관념을 깨뜨려야 한다. 고객과 만나는 시간, 장소, 상품, 시스템 모두 기업의 합리적 중심사고에서 벗어나 고객의 입장에서 출발해야 진정한 고객 만족을 이끌 뿐만 아니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까지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