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벤처기업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행사 차익에 대해 세금을 감면해주는 비과세 혜택을 11년 만에 부활하기로 했으나 업계는 여전히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우수 인재를 벤처생태계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적극적인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31일 번체기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발표한 혁신창업생태계 조성방안 보완과제로 △창업자 연대보증 면제 △스톡옵션 실효성 개선 △사내벤처 활성화 △크라우드펀딩 규제 개선 △대법원 양형위원회 양형기준 상향 △코스닥 독립성 강화 등을 제시했다.

업계는 이 가운데 스톡옵션 실효성 개선을 선결 과제로 지목한다. 스톡옵션은 기업이 임직원에게 자기회사의 주식을 일정한 가격으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다. 자금력이 부족한 벤처기업이 우수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활용되지만, 제도 실효성이 낮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과거 외환위기 때 경제 위기를 기회로 바꾼 벤처 주역들은 당시 20~30대 유수 인재들이었다. 네이버 창업자 이해진,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변대규 휴맥스홀딩스 회장 등이 그 당시 청년 벤처 창업가들로 꼽힌다. 그러나 지금은 기술혁신형 창업기업 수 자체도 부족할 만큼 벤처생태계가 약화됐다.

업계는 제일 먼저 스톡옵션 비과세제도를 확대 도입을 꼽았다. 정부는 지난달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방안'을 발표하면서 벤처기업 스톡옵션 행사이익에 대해 20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적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재 스톡옵션 행사이익은 기타소득으로 분류돼 양도차익의 최대 22%를 원천징수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혜택 범위가 더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연간 주식매입가격을 기준으로 1억원까지 비과세 범위를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스톡옵션 손급산입 폐지방침 철회도 요구했다. 2014년 관련 시행령을 개정해 신주발행형 스톡옵션에 대해서는 기업의 성과급 손금으로 인정해줬지만, 내년부터 관련 혜택을 없애기로 했다. 업계는 비적격 스톡옵션 뿐만 아니라 적격 스톡옵션을 선택할 때에도 회사 손급산입으로 인정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비상장 벤처기업에 대해서는 상장 전까지 회계처리를 미룰 수 있도록 특례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비 상장기업의 경우 회계상 스톡옵션을 비용으로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공모가 산정 등에 있어 불리하다는 것이다. 이에 스톡옵션 비용처리에 따라 흑자기업이 적자로 되는 경우 한국거래소 상장규정에 예외조항을 둬야 한다고 설명한다.

한 벤처기업인은 "스톡옵션 부여대상, 한도, 세무·회계기준과 관련한 다양한 규제가 있어 제도도입 취지를 상실했다"며 "대기업 연구소 재직인력, 취업준비생 등 우수 인력들을 벤처생태계로 끌어들이기 위해 파격적인 제도 개선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