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금융권 결산-① 금융지주] KBㆍ신한 치열한 M&A 전쟁 계속
2017-12-17 19:00
KB, 현대증권ㆍLIG손보 인수 신한 추격 결정적 한방
금융위ㆍ금감원, 금융지주 회장 '셀프연임' 겨냥 발언
금융위ㆍ금감원, 금융지주 회장 '셀프연임' 겨냥 발언
금융지주사들이 그 어느 때보다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
무엇보다 금융지주의 양대 산맥인 신한금융과 KB금융의 왕좌 싸움이 치열했다. 7년여 만에 KB금융은 신한지주를 제쳤다. 상반기만 해도 신한이 실적에서 앞섰지만 3분기 들어 상황이 반전됐다. KB금융의 3개 분기(1~9월)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7577억원이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은 누적 순이익 2조7064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에서 KB금융이 신한금융보다 512억원 더 많은 순익을 거뒀다.
KB금융이 신한금융을 따라잡을 수 있었던 건 지난해 인수한 현대증권(현 KB증권)과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덕분에 가시적인 실적 개선을 이뤄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도 지난 2006년 국내 최대 신용카드사인 LG카드를 인수하며 단숨에 국내 최대 금융지주로 올라선 바 있다. 신한금융과 KB금융은 각각 인수·합병(M&A)을 현재 진행 중이다. 윤종규 KB금융 회장과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모두 M&A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지난 2014년 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싼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 간 갈등으로 인해 KB금융그룹은 큰 내홍을 겪었다. 이후 KB금융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주회장과 은행장 겸직 체계를 도입했다. 4대 금융지주 중 KB금융만 유일하게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이 동일한 이유다.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 조직이 안정됐다고 판단, KB금융지주회장과 KB국민은행장을 분리했다.
금융지주 회장들의 연임은 최대 이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달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연임에 성공했다.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경우 3연임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김 회장을 대체할 인물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올해는 금융권에 노치(勞治)라는 용어가 새로 등장했다. KB국민은행 노조는 윤종규 회장을 연임 설문조작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또 지난 임시 주총에서 KB금융 노조는 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를 사외이사로 추천하는 등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하나금융그룹 계열사 노조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연루된 경영진 퇴임과 3연임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는 김정태 회장의 연임 저지를 요구하고 있다. 노조의 이 같은 행보는 폐쇄적이라는 지적을 받는 금융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지만 노조의 지나친 경영 간섭을 야기한다는 상반된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