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점검-생보사 LAT 분석] ⑦라이나생명, 적립준비금보다 잉여금 많은 기현상

2017-12-17 19:00

[사진=금융감독원]


라이나생명보험이 보험부채적정성평가(LAT) 결과 보험부채 측정치(LAT 평가액)가 마이너스 수치인 것으로 집계됐다. 그 결과 라이나생명이 실제 적립한 준비금보다 잉여액이 더 많은 기현상이 일어나게 됐다.

기현상의 원인은 현행 LAT 평가액 산출식의 미비점 때문이다. 장래 지급할 보험금보다 받을 보험료가 더 많아 보험부채가 오히려 준비금처럼 평가된 것이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라이나생명의 준비금 총액은 1조6211억원에 불과했으나 잉여액은 2조9418억원으로 나타났다. 보험부채 측정치를 의미하는 평가액이 마이너스(-) 1조3207억원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25개 생보사 중 LAT 평가액이 마이너스 수치로 집계된 보험사는 라이나생명 한 곳 밖에 없었다.

LAT는 보험사의 보험부채 시가평가 금액(보험부채 측정치)을 추정하고 그 평가액만큼 준비금을 적립토록 하는 제도다. 보험부채 측정치는 향후 고객에게 돌려줘야할 보험금이나 해약환급금을 기준으로 추산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마이너스 수치가 나올 수 없다.

라이나생명의 평가액은 산출식의 미비점 탓이다. 산출식 상 평가액은 가정에 의해 재산출한 영업보험료식 준비금과 같다. 재산출된 영업보험료식 준비금은 장래에 지급할 보험금과 지출할 사업비의 현재 가치에서 장래 수입보험료의 현재 가치를 차감한 값으로 결정된다.

즉 장래에 지급할 보험금과 지출할 사업비보다 향후 보험료가 더 많을 것으로 측정되면 영업보험료식 준비금은 마이너스 수치로 전환된다. 이 경우 일반적으로는 장래 보험료·사업비 부담이 없다고 봐야겠지만 지금 산출식 상에서는 사실상 준비금을 쌓은 것과 동일한 효과를 가지게 된다.

라이나생명은 보장성보험을 대부분 전기납(보험기간 동안 보험료를 내는 방식)으로 판매하고 있다. 때문에 보험료 납부기간이 끝나면 더 이상 수입보험료가 들어오지 않는 다른 생보사보다 장래 수입보험료가 더 많다.

라이나생명 관계자는 "다른 생보사도 우리처럼 전기납 보장성보험을 많이 판매했다면 LAT 평가액이 마이너스치로 계산된다"고 말했다.

다만 금감원에서도 산출식의 미비점을 파악하고 수정을 추진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부채가 자산처럼 취급되는 식이라서 일반적인 인식과 거리가 있다"며 "현재 LAT 제도 수정 작업을 하는데 평가액 산출식도 변경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