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기술탈취, 범정부 대책 내놓을 것...필요하면 산업부와 협력"

2017-12-15 14:51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새 정부의 공정경쟁 정책방향과 중소기업·소상공인'이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 중소기업중앙회 제공]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15일 "늦어도 내년 1분기까지 중소벤처기업부, 특허청 등 기술보호 유관기관과 대기업의 중소기업 기술탈취를 막기 위한 범정부 대책을 내놓겠다"며 "기술유용에 대해서는 엄정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새 정부의 공정경쟁 정책방향과 중소기업·소상공인'을 주제로 한 초청 강연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김상조 위원장은 "대·중소기업간 힘의 불균형으로 인한 불공정한 거래조건에서 파생되는 성과 편향적 배분이 우리 경제의 양극화를 심화시켰다"며 "대·중소기업간 거래조건 합리화를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는 "홍종학 중기부 장관이 취임하면서 기술탈취에 대한 강력한 근절 의지를 밝혔다"며 "범정부 차원에서 대책을 준비하고 있는데 필요하면 산업통상자원부와의 협력 관계를 강화할 수도 있다"고 했다.

기술탈취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공정한 기술 거래를 저해하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취임한 홍종학 중기부 장관이 첫 번째 정책과제로 '기술탈취 근절'을 꼽으면서 관련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김상조 위원장은 "공정위에선 지난 9월 기술탈취 문제와 관련해 대책을 발표했다"며 "대기업이 취득한 기술 자료를 제3자에게 유출하는 행위 금지 규정을 신설하고 기술탈취 신고사건을 지방사무소가 아닌 공정위 본부에서 해결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달 말까지 전속거래 완화 등 하도급 종합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그는 "원·수급사업자간 전속거래를 완화하는 방안, 2차 이하 협력업체의 거래조건도 개선시키는 방안 등이 포함된 하도급 공정화 대책을 연내에 발표할 것"이라며 "그 동안의 노력으로 원사업자와 1차 협력업체 관계가 많이 개선됐는데 상생협력 관계가 2, 3차 협력업체까지 확산될 수 있도록 제도적 틀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상조 위원장은 "구입강제품목을 통해 가맹점주들에게 부담을 주는 행위, 판촉비나 종업원 사용에 따른 비용을 납품업체에게 일방적으로 전가하는 행위에 대한 점검도 강화하겠다"며 "지자체와 협력해 피해구제가 실효성 있게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이날 강연회에는 박성택 중기중앙회회장, 권칠승, 이재한 더불어민주당 중소기업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 김동열 중소기업연구원장, 업종별 협동조합 대표를 비롯해 중소기업·소상공인 대표 300여 명이 참석했다.

강연회에 참석한 박성택 중기중앙회장은 "대기업들이 골목상권과 생계형 업종까지 무차별하게 계열사를 확장하고 기술탈취와 납품단가 후려치기, 부당한 전속거래 등 우월적 지위를 앞세워 불공정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며 "공정위가 공정경쟁 환경 조성에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