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상승과 금리 인상이 겹치면서 경기민감주인 정보기술(IT)·항공·건설주 전망이 분분해졌다. 아직 낙관론이 우세하지만, 신중론도 만만치 않게 힘을 받고 있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 한해 호황기를 누린 메모리 반도체 산업은 내년 전망도 긍정적이다. 업계 전반이 공격적인 설비 투자에 나서면서 공급이 증가할 수 있으나 그만큼 수급이 탄탄하다.

내년 건설업은 금리 인상과 금융 규제 강화, 입주 물량 증가로 침체될 수 있다는 전망이 있다. 그렇지만 해외 수주 환경은 괜찮다. 유가 상승으로 해외 발주가 개선될 수 있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국내 건설업은 모멘텀이 줄어드는 구간"이라면서도 "해외는 2016년을 바닥으로 작년부터 조금씩 올라오는 국면"이라고 말했다.

유가 상승으로 해외 수주가 늘어날 수 있다. 특히 한국 건설 기업이 주로 수주하는 중동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중동시장은 2016년 저점을 찍은 이후로 올해부터 수주가 많아지고 있다. 장문준 연구원은 "건설주는 현재 주가가 많이 빠져 올라갈 여지가 있다"면서도 "건설업종 전체를 보면 해외 전망은 좋은 반면, 국내 상황은 나빠 중립적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건설주는 투자심리를 개선하고 있지만 결과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항공주도 주목할 만하다. 한·중관계가 회복되면서 중국인 여객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IT 제품 물동량이 증가하면서 화물 수요도 늘어날 수 있다. 유가가 올라 항공사에 부담을 줄 수 있지만, 유가 상승폭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항공주는 원화 강세, 중국 노선 회복의 수혜가 기대된다"며 "항공주 투자심리가 바닥인 지금이 항공주를 살 때"라고 말했다.

정유·화학 종목도 유가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NH투자증권은 제한적인 유가 인상에도 불구하고 새해 국내 정유화학 기업이 연간 이익을 늘릴 것으로 봤다. 생산설비를 사고파는 형태의 인수합병(M&A)이 늘어나면서 구조조정과 재무개선이 이뤄질 전망이다. 화학 제품 수급도 여전히 탄탄하다.

NH투자증권은 SK이노베이션과 롯데케미칼, 대한유화를 추천 종목으로 제시했다. 유가가 45~60달러 변동폭을 넘어서지 못해도 M&A 증가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