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지주 회장, 대주주 없어 현직이 계속해"
2017-12-11 15:53
최종구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건 주인이 없기 때문이다"며 "대주주가 없다 보니 너무 현직이 자기가 계속 할 수 있게 여러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11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출입기자단 송년 세미나에서 이처럼 말하며 "(지배구조 관련) 개선책을 강구해 나갈 것이다"며 "민간회사 인사에 개입할 의사도 없고 정부는 여태껏 그래오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경영승계 시스템과 관련해 "제도가 취지와 다르게 운영되고 있다"며 "어떤 제도도 부정적인 걸 모두 막을 순 없기 때문에 그나마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제도가 뭐가 있을지 찾아보겠다는 뜻이다"고 말했다. 이어 "BNK도 갑자기 회장에게 문제가 터지니까 그 다음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게 없어 공백이 길어지고 논란도 생겼다"며 "이런 걸 최소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지주사 회장들이 재벌 총수처럼 돼간다란 지적에 대해 "그런 비판도 많이 있고 상당 부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지주회사 회장의 재벌 행태에 대해 우리가 관심을 갖고 이래라저래라 할 순 없다. 능력 있는 사람이 선임되고, 그 사람이 제대로 평가 받게 하는 시스템을 갖추게 할 것이다"고 말했다.
앞서 최 위원장은 금융지주사 경영승계 문제와 관련해 작심발언을 쏟아냈었다. 최 위원장은 당시 "금융지주사 CEO는 선임에 영향을 미칠 특정 대주주가 없어 해당 CEO가 본인의 연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 아니냐가 논란"이라면서 "CEO 스스로 가까운 분들로 이사회를 구성해 본인의 연임을 유리하게 짠다는 논란이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권에서는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등을 겨냥했다는 추측이 이어졌다. 이와 관련해 최 위원장은 "특정인을 어떻게 하겠다는 의도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금융당국은 BNK금융지주나 KB금융지주 등의 금융지주사 승계과정이 매끄럽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라, 경영승계 시스템에 대한 개선책을 마련하고, 금융지주회사의 지배구조 감독을 강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