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저축은행 4.5%, 똑같은 금리가 아니다?
2017-12-10 15:25
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올리면서 저축은행과의 금리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 일부 은행은 저축은행과 동일한 금리까지 제공할 정도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1금융권 은행들은 즉각 반영에 나섰지만, 가계대출 총량 규제가 가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저축은행들은 좀더 상황을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1금융-2금융, 1년 만기 적금 '4.5%' 동일
10일 금융소비자정보포털 파인에 따르면 이날 기준 1년 만기 예금상품(우대금리 포함)은 부산은행의 'MY SUM 정기예금'이 2.60%, 오투저축은행의 '비대면 정기예금'은 2.70%로 0.1%포인트 차이로 좁혀졌다.
저축은행은 오투저축은행의 비대면정기예금(2.70%)에 이어 정기예금(2.65%), 세종저축은행의 '비대면정기예금'(2.63%), 페퍼저축은행의 '회전정기예금'(2.62%), 대원저축은행의 '정기예금'(2.60%) 등의 순이다.
1년 만기 적금상품의 경우 우리은행의 '우리웰리치100여행적금'과 공평저축은행의 '아낌없이 주는 적금', 아주저축은행의 '삼삼오오함께만드는적금' 금리가 4.5%로 동일하다.
이처럼 은행과 저축은행의 예·적금 금리차가 줄어든 것은 지난달 30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후 은행권에서 이를 반영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업권에서는 대형사를 제외하고 금리 인상에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은 금리산정위원회 등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서 금리 반영이 빠른 데 반해 저축은행은 상대적으로 늦다"며 "최근 가계대출 총량규제로 인해 여신을 많이 내보내기 어려운 상황에서 무작정 예·적금 금리를 높이기엔 비용 부담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예적금 시 우대금리 '꼼꼼히 살펴야'
총량규제가 부담스러운 건 은행도 마찬가지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번 예금금리 인상은 수신 확대의 필요성이 있어서라기보다 인상된 시장금리를 기계적으로 반영한 것"이라고 전했다.
대신 은행들은 일정 조건을 충족했을 때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은행과 공평저축은행·아주저축은행 모두 1년 만기 적금상품의 금리가 4.5%다. 하지만 기본금리는 우리은행 1.6%, 공평저축은행 2.3%, 아주저축은행 3.0%다. 기본금리만 놓고 보면 저축은행이 은행에 비해 더 높다. 나머지 금리는 자동이체, 카드실적 등에 연동돼 제공된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기본금리를 놓고 보면 우리은행에 비해 아주저축은행 상품의 금리가 두 배가량 높다"며 "은행의 경우 최고 우대금리를 받으려면 이런저런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모든 조건을 충족하기 어렵게 상품을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저축은행과 달리 은행은 체크·신용카드 이용이 활발하다 보니 예·적금 우대금리를 제공할 때 항목이 더 많을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또 주거래은행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