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스캔들로 불확실성 부각...원·달러 환율 하락 출발

2017-12-04 09:3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전용헬기 마린원에 오르기 전 기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제공 ]

러시아 스캔들로 미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부각되며 환율이 하락 출발했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0.4원 내린 1086.0원에 장을 시작했다.

트럼프 정치 리스크 증가로 미국 달러화가 소폭 하락했다. 존 메케인 공화당 상원 의원이 세제개편안 수정안을 지지하겠다고 밝힌 데다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 1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와 10월 건설지출이 시장 예상치 상회하며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러시아 스캔들의 주요 인사인 플린 전 보좌관이 뮬러 특검에게 기소됐다는 소식이 보도되며 하락 반전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인이 '플린의 유죄 인정이 반드시 대통령이 연루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하면서 충격이 다소 완화됐다.

이에 연동해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도 소폭 하락했다.

이날 환율은 역내 수급면에서 네고 물량과 결제 수요가 각각 환율의 상· 하단을 지지해 1080원대 초반을 중심으로 제한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김시태 삼성선물 연구원은 "미국 세제 개편안 통과로 원·달러 환율은 달러화 강세와 위험자산 선호로 인한 원화 강세가 상쇄되며 크게 변동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올해 트럼프 대통령 관련 정치적 불확실성이 부각됐을 때 달러화가 약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달러화 약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졌다. 또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의 차익 실현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하단을 지지해줄 재료가 부족해 하락 압력이 좀 더 강할 것으로 예측됐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환율이 하락 출발한 후 주말 간 반영되지 못한 러시아 특검 여파가 뒤늦게 시장을 움직일 것"이라며 "1080원 초반에서 박스권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코스피지는 나흘 만에 반등했다.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1.31포인트(0.46%) 오른 2,486.72에 개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