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개인신용대출 증가폭 올들어 최대…"금리 상승 우려 반영"

2017-12-03 14:53

지난달 주요 시중은행의 개인신용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이 또다시 큰 폭으로 늘면서,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가계와 자영업자의 빚 부담이 늘어날 여지가 커졌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 등 5개 주요 시중은행의 11월 말 기준 개인신용대출 총 잔액은 97조4068억원으로 전월보다 1조7803억원 증가했다. 이는 올해 개인신용대출 잔액 추이를 살펴봤을 때 최대 증가폭이다.

이들 은행의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올해 1월과 3월, 9월에 소폭 감소했으나 이후 10월과 11월 각각 1조7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앞서 한국은행이 집계한 10월 예금은행의 신용대출 증가액이 통계 집계 이래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다.

여기에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신용대출까지 더하면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8·2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낮아지면서 금융소비자들이 개인신용대출로 옮겨간 것으로 풀이된다. 개인신용대출은 통상 주담대보다 금리가 높지만, 정부가 규제하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지난달 말 기준 시중은행의 개인사업자대출 잔액도 전월보다 2조5084억원 늘어난 199조889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증가액이 2조5000억원을 넘긴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이 또한 LTV와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에서 벗어나 있다.

주담대와 개인집단대출 잔액도 각각 지난달 말 375조5063억원, 116조2762억원으로 여전히 증가세를 보였다. 한 달 새 주담대 잔액은 2조2721억원, 개인집단대출 잔액은 9901억원 늘었다.

지난달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된 만큼 소비자들이 보다 낮은 금리로 주담대 등을 받아두기 위해 움직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주로 신용대출 금리를 산정할 때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금리와 금융채 6개월물·1년물 등은 기준금리 인상 등의 이벤트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또 은행들이 잇따라 예금금리를 올리고 있어 주담대 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 금리도 점차 오를 전망이다.

당장 내년부터 신용대출과 주담대 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보여, 가계의 이자 상환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다음주부터 줄줄이 예금금리를 끌어올리면 이는 내년 1월 15일 코픽스에 반영돼 주담대 금리도 따라 오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