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개인신용대출 연 20%대 고금리 수두룩…"부실위험 우려"
2017-02-08 07:51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저축은행이 신용대출 금액의 70% 이상에 연 20%대 고금리를 적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 시 저축은행 개인 차주부터 부실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8일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해 9월 현재 8조4700억원으로 1년 새 37.9%(2조3300억원) 증가했다.
저축은행의 전체 대출 자산에서 개인 신용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말 17.3%에서 2015년 18.3%로 높아졌고,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20%대를 넘어섰다. 지난해 9월 말 현재 비중은 20.6%다.
저축은행들은 2011년 영업정지 사태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타격을 받은 이후 개인 신용대출을 계속 늘리고 있다.
특히 취급액 기준으로 상위 6개사의 신용대출이 크게 늘었다.
OK·SBI·웰컴·JT친애·현대·페퍼저축은행의 신용대출 규모가 저축은행 전체의 절반가량(46.7%)을 차지한다. 대부업체가 인수한 OK·웰컴저축은행은 대부업 고객의 저축은행 전환을 추진하면서 신용대출이 급격히 증가했다.
이들 저축은행이 개인 신용대출에 적용하는 금리는 20%대 고금리에 몰려 있다.
저축은행의 개인 신용대출은 주로 4∼7등급의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다.
금융감독원 집계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저축은행에서 돈을 빌린 개인 차주(신용대출·담보대출 포함) 99.5%의 신용등급이 4등급 이하였다.
저축은행 다중채무자 중 신용등급 6∼10등급인 차주의 대출 비중은 85%로 상호금융(36%), 여신전문금융회사(43%)보다 높다. 경기 침체 시 부실 위험이 다른 금융회사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큰 것이다.
예보가 분석한 결과 저축은행은 4∼5등급인 개인에게 신용대출을 했을 때 대출마진(7∼8%)을 가장 크게 얻고 있었다. 반면 8등급 이하 저신용자 대출에선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저축은행들의 고금리 일변도 대출은 점차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저축은행들이 자의적으로 대출금리를 산정하지 않도록 다음 달 중 금리 관련 세부 규정을 마련할 계획이다.
저축은행들이 금리가 20% 이상인 고위험 대출을 한 경우 일반 대출보다 20% 많이 대손충당금 적립률을 쌓아야 하는 내용의 '상호저축은행업 감독 규정' 개정안도 시행을 앞두고 있다.
예보 관계자는 "고위험 신용대출은 경기 하강 때 손실 폭이 크고 대손충당금 부담도 커진다"며 "앞으로 저축은행의 대출 심사와 대출 채권 사후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