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캐피탈 '파킹의혹'…펀드투자분 만큼 부실PF 팔았다
2024-11-06 15:24
저축은행·캐피탈, 펀드 출자액⋅매각액 일치율 73%, 88%
저축은행과 캐피탈업계가 자체 조성·공동출자한 펀드에 자사 부실사업장을 매각하는 일명 ‘파킹거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의심되고 있다.
6일 금융감독원·저축은행중앙회·여신금융협회가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부실PF NPL(부실채권)펀드 매각 현황’에 따르면 저축은행은 투자한 규모의 73%(1차 71.5%, 2차 75.2%)에 달하는 부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채권을 공동 조성한 NPL펀드에 되판 것으로 나타났다. 캐피털사들의 경우 되판 규모가 평균 88%(1차 87.1%, 2차 88.9%)에 달했다.
저축은행은 작년 9월 저축은행중앙회와 10개 저축은행이 330억원 규모로 1차 펀드를 조성해 236억을 매각했다. 올해 5~6월 조성된 2차 펀드에는 34개 저축은행이 5112억을 출자해 3848억을 매각했다. 캐피탈은 작년 9월 9개사가 1차 펀드에 1500억을 투자하고 1307억을 매각, 올해 5월 조성된 2차 펀드에는 7개사가 2510억을 출자하고 2231억을 매각했다.
파킹거래가 이뤄지면 부실채권이 정리되지 않고 단순 이연된다. 금융당국의 부실사업장 재구조화와 땅값 조정을 통한 PF정상화는 점점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김 의원은 “내달부터 사업성 평가가 상시평가로 전환돼 경·공매가 더 활성화되는 동시에 펀드 공동조성은 막힌 상황인 만큼, 개별사별 짬짜미 파킹이 더욱 성행할 우려가 있다”며 “부실이연으로 인한 시장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업권별로 부실PF 대출채권 매각 관련 검사를 실시하고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