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결백 주장하다 다시 역풍…"플린 거짓말 알면서도 방치했나?" 비난 거세져

2017-12-03 15:28

지난 2월 1일(현지시간) 마이클 플린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백악관에서 정례 브리핑을 하는 모습. [사진=AP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이하 현지시간)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 중인 특검에 기소된 마이클 플린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전 보좌관이 정권 인수기에 한 행동들은 합법적인 것이었다고 옹호하고 나섰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플린이 연방수사국(FBI)에 거짓말한 사실도 알고 있었다고 트위터에 올려 거센 역풍에 직면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내가 플린을 해임해야 했던 것은 그가 부통령과 FBI에 거짓말을 했기 때문"이라면서 "그가 이 거짓말에 대해 플리바겐(유죄를 인정하고 형량을 감형받는 것)을 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인수위 기간 동안 그의 행동은 합법적이었기 때문이다. 난 감출 것이 없다"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플린 전 보좌관이 정권 인수 기간 동안 러시아와 접촉한 것에는 문제가 없다는게 트럼프의 주장이다. 오히려 플린이 유죄가 아닌 것을 유죄로 만들어 감형을 받으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2월 플린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인 지난해 말 키슬랴크 대사와 만나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경제제재 해제를 논의해놓고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 '거짓 보고'를 했다는 이유로 해임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결백하다는 취지로 이같은 발언을 올렸지만, 오히려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플린 전 보좌관의 FBI 허위 진술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그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도 않았다는 것을 증명해준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고 CNN 등 현지 언론은 전했다. 트럼프는 이번에 처음으로 플린의 FBI 허위자백을 알고 있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플린이 FBI에 거짓말한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플린에 대한 FBI의 조사에 영향을 끼치거나 멈추려 했으므로 '사법방해'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민주당 하원정보위원회 소속 애덤 시프 의원은 트위터에 "만일 그게 사실이라면 플린을 해고하기까지 왜 그렇게 오래 걸렸나?"라고 비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플린 전 보좌관이 펜스 부통령에게 거짓말을 해 해임됐다고 밝힌 적은 있지만, FBI에 거짓진술을 한 것과 관련이 있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애덤 시프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플린 해고에 오랜 시일이 걸린 점을 지적하면서, 플린의 거짓말이 공개적으로 드러나기까지 아무런 조처도 하지 않고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에게 압력을 넣은 것에 대해 해명할 것을 요구했다. 

지난 6월 코미 전 FBI 국장은 상원에 제출한 서면증언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플린에 대한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중단하라고 직접 요구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플린 전 보좌관은 전날 워싱턴DC 연방법원에 출석,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 직후 대통령직 인수위 고위관계자로부터 러시아 정부 관계자들을 접촉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해 러시아 스캔들의 파장을 다시금 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