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칼럼] 아이의 눈물을 뚝 그치게 하는 신비의 묘약
2017-11-29 17:56
그리고 아이들 역시 자기 맘을 모르는 부모 때문에 힘들긴 매한가지다. 부모와 자식 간의 트러블은 한쪽만 괴로운 것이 아니다.
육아 서적에는 아이가 때를 쓰거나 머리를 벽에 박거나 울거나 하면 ‘무시하라’. ‘모른척하라’. 고 가르친다. 필자도 역시 이 부분 만큼은 고집스러울 만큼 단호하게 대처했다.
이러한 행동은 집 안팎을 떠나 한결같이 처신해야 한다. 엄마는 아이의 잘못에 대해 타인이 있고 없고를 떠나 ‘안 돼’ 라고 한 것은 끝까지 고집해야 한다.
엄마가 타인을 의식하는 순간 아이는 엄마의 약점을 잡게 된다.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아이가 어릴 때 미리 정해주면 아이도 혼란스럽지 않고 엄마도 아이와 씨름할 일이 줄어든다.
또 아이가 때를 쓸 때 “엄마는 니 마음은 이해하지만 여기서 이렇게 때를 쓰는 건 용납할 수 없어”와 같이 그 행동을 나무래야 한다. 물건을 사달라고 하면 “꼭 필요한지 한 번 더 생각하고 오자” 라든가 ‘사고 싶다고 다 살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것’을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아이니까 대충 타이르면 되지가 아니라 성인에게 얘기하듯 아이가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해 주어야 한다. 만약 아이가 막무가내로 때를 쓰면 이 부분은 엄하고 단호하게 ‘안돼’라고 하면 된다.
아이 역시 한 두 번 시험 삼아 때를 써보겠지만 엄마의 한결같은 굳은 심지를 보고 나면 향후 더 이상 때를 쓰지 않게 된다. ‘아 우리엄마는 이것이 통하지 않는 구나’하는 것을 아이도 분명히 알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언제나 돌발 상황이 있다. 아이가 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때를 쓰지 않는 아이는 있을 수 있어도 울지 않는 아이는 없다. 부모들은 우는 아이를 달래기 위해 전전긍긍하는 경우도 많다.
집 안보다 집 밖에서 더 당황스럽다. 이러한 경우에 이 울음을 금방 그치게 하는 신비한 묘약이 있다. 바로 ‘곶감 할아버지가 오신다’. ‘망태 할아버지가 오신다’와 같은 으름장이 아니라 “우는 얼굴도 예쁘네~”라는 감탄사다. “어머 어쩜 우는 얼굴도 이리 이쁘니”, “눈물이 또르륵 보석처럼 반짝이네” 와 같은 감탄사가 아이들의 눈물을 뚝 그치게 하는 신비한 묘약이다.
말을 잘한다는 아이도 울거나 흥분하면 제대로 설명을 못하게 된다. 우리 큰애도 그랬다. 세 살 땐가 눈과 입 꼬리가 축 쳐져서 눈물을 뚝뚝 흘리며 필자에게 와서는 무어라고 말하는데 그것이 무엇인지 잘 알 수 없었다.
다만 그 모습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 (부모들은 다 고슴도치니 이 부분은 어느 정도 이해해주길 바란다) 필자도 모르게 “어머 어쩜 우는 것도 예쁘니” 라고 했던 게 이 묘약을 알게 된 우연한 계기다. 큰 아이는 언제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이 금새 울음을 멈췄다.
이 후 아이가 눈물을 흘리며 울 때마다 필자는 “왜 울어?” 라고 묻거나 달래기보다 “어머 우는 것도 예뻐, 여기 눈물 좀 봐 보석처럼 빛나네” 라며 우는 아이를 감상했다. 그럼 신기하게도 아이는 눈물을 뚝 그쳤다. 왜 울어야 했는지 왜 울 수밖에 없었는지 그 이유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았다.
이 마법의 말이 신기해서 다른 집 아이가 울 때도 정말 그러한지 시험해 보았는데 말을 들은 아이들 족족 울음을 뚝 그치는 거였다.
병원에서 마트에서 연년생 동생과 싸우고 우는 아이들, 무언가 알 수 없는 속상함으로 고래고래 악을 쓰고 우는 아이들에게 다가가 머리를 쓰다듬으며 “우는 것도 이쁘네~”, “어머 눈물 좀 봐 반짝거린다”라고 감탄하듯 말했더니 열에 열 모두 울음을 뚝 그치는 거였다.
언제 울었냐는 듯이 아이들의 표정은 금새 밝아졌다. 우는 이유 역시 더 이상 파헤칠 필요가 없었다. 아이들의 엄마들은 창피한 듯 감사한 듯 가슴을 쓸어내리며 필자에게 인사를 하고 돌아섰다. 곁에 있던 남편은 쓸데없다며 필자의 오지랖을 나무랐지만 필자가 가진 확실한 묘약을 두고 그 상황을 모른 척 할 수 는 없었다.
아이가 울 때 달래려고 하지 말고 그저 따뜻한 눈으로 아이를 바라보며 “우는 것도 이쁘다”고 말해보자. 아이의 꽁꽁 언 마음이 엄마의 말 한 마디에 사르르 녹아버릴 테니까. 그리고 진짜 자세히 관찰해 보면 아이들은 우는 얼굴도 웃는 얼굴만큼 참 예쁘다.
/글=구원진 작가 #버터플라이 #청년기자단 #김정인의청년들 #지켄트북스 #청년작가그룹 #지켄트 #지켄트인터뷰 #워킹맘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