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문 "故 이민호 군 사고는 '안전불감증' 구조적 문제 드러낸 것"

2017-11-29 12:24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은 현장 실습 나섰다 사망한 제주 고등학생 故 이민호 군 사망사고와 관련, 29일 오전 교육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 故 이민호 군이 숨진 사건에 대해 교육감으로서 막중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이번 사고는 우리 사회 안전의 구조적 문제를 여실히 드러냈다”고 입장을 밝혔다. [사진=진순현 기자]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은 현장 실습 나섰다 사망한 제주 고등학생 故 이민호 군 사고는 우리 사회 안전의 구조적 문제를 여실히 드러냈다고 밝혔다.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은 29일 교육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 故 이민호 군이 숨진 사건에 대해 교육감으로서 막중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건 발생 이후, 전 사회적으로 분출되는 질타와 문제제기, 질문, 대안들을 겸허히 수렴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 교육감은 “교육청에서 할 수 있는 대책이 무엇인지, 교육청을 넘어 지역 단위와 국가 단위에서 할 수 있는 대책이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논의하고 검토했다”며 “교육청 차원의 특성화고 현장실습 실태를 전수 조사했으며, 아이들과 면담을 통해 원할 경우 학교에 다시 복귀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안전한 현장실습을 위한 산업 유형별 안전 매뉴얼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를 통해 내린 결론은 ‘소중한 아이를 지켜야 한다’는 것이었다”며 “이번 사안을 반면교사 삼아 특성화고에 더 많이 지원하고 더 많은 정성을 기울이겠습니다”고 약속했다.

이 교육감은 이번 사망사건과 관련, 일부 떠도는 루머에 대해서도 차단했다.

그는 “아이 개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며 “이 자리를 빌려 간곡히 부탁을 드린다. 이번 사고는 우리 사회 안전의 구조적 문제를 여실히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생전에 꽃피우지 못한 민호 군의 꿈과 희망을 기억한다면, 이 순간에도 미래의 행복을 위해 진심을 다하고 있는 아이들을 기억한다면, 지금의 문제들은 우리가 함께 짊어지고 함께 풀어가야 한다”며 “100세 시대에 맞는 선진적인 직업교육이 실현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전인증제’를 확보한 안전한 현장 실습처에서 아이들이 일할 수 있어야 하며, 직업교육의 본질을 구현하는 방향으로 특성화고의 평가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 올해 8월 교육부가 마련한 ‘현장실습제도 개선방안’을 기반으로 100세 시대에 맞는 진로를 설계하는 직업 교육 체제를 갖춰야 한다”며 “내일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총회를 시작으로, 제도개선을 위한 뜻과 지혜를 모아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세월호 참사 이후 또 다시 안전의 문제로 아이를 잃어버렸다는 슬픔과 자괴감이 매우 크다”며 “전국 특성화고 아이들에 의해 다시 밝혀진 촛불의 소명인 ‘아이들이 안전한 대한민국’을 실현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故 이민호 군은 지난 9일 제주시 구좌읍 한 음료 제조회사에서 현장 실습을 하다 제품 적재기 벨트에 목이 끼이는 사고를 당했다. 이후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열흘만인 지난 19일 끝내 목숨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