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이재현의 선택…50대 ‘젊은 CJ’
2017-11-27 05:27
경영복귀 후 첫 인사, 임원 81명 승진 ‘역대 최대’…CJ푸드빌 39세 최연소 임원도
장녀 이경후씨 부부 나란히 상무 승진…이미경 부회장 복귀는 신중
장녀 이경후씨 부부 나란히 상무 승진…이미경 부회장 복귀는 신중
CJ그룹이 지난 24일 임원 81명 승진, 이 가운데 신규 승진자만 42명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정기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는 지난해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풀려난 이재현 회장의 경영 복귀 이후 첫 정기 인사라는 점에서 재계의 주목을 받았다.
26일 CJ그룹에 따르면, 이번 인사는 미래준비 기능 강화라는 목적 아래 ‘안정 속 변화’가 이뤄졌다. 이재현 회장이 3년 만에 경영에 복귀한 만큼 조직을 빠르게 안정화하면서, 그룹 비전인 ‘2020 그레이트 CJ’ 실현을 앞당긴다는 취지다.
가장 큰 특징은 주요 계열사 수장의 세대교체로 한층 젊어진 경영진을 꾸렸다는 점이다. 이번에 승진한 김홍기 CJ주식회사 대표와 신현재 CJ제일제당 대표, 허민회 CJ오쇼핑 대표이사 등 주요 사장단 평균 나이는 55.2다. 올해 56세인 이 회장과 비슷한 또래다.
김홍기(52) 신임 CJ주식회사 대표는 2000년 CJ제일제당에 경력 입사해 2014년 12월부터 CJ주식회사 인사총괄을 맡았다. 김 대표는 기존 이채욱(76) CJ주식회사 대표와 공동 대표를 맡아 조직안정화에 앞장선다.
최연소 임원도 나왔다. 정윤규 CJ푸드빌 전략기획담당으로 39세다. 여성 임원인 최자은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 냉동마케팅담당과 안젤라킬로렌 CJ E&M 미국사업운영담당 역시 40대로 젊다.
이 회장의 장녀인 이경후씨(33)와 이씨의 남편 정종환(38)씨도 나란히 상무 승진했다. 이 상무와 정 상무는 각각 미국에서 통합마케팅과 공동본부장을 맡고 있다. CJ그룹은 경영 승계에 속도가 붙은 것 아니냐는 일부 시각에 대해서는 ‘시기상조’라며 선을 긋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이 회장도 일선에서 한창 활동할 나이인데다 무엇보다 경영의지가 확고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 회장의 누나인 이미경 부회장의 ‘사회공헌추진단장(이하 사회공헌단장) 복귀도 다음으로 미뤄졌다. 재계는 이 부회장이 CJ그룹 문화사업을 키우는데 일조했던 만큼 이 회장 복귀와 함께 ‘사회공헌단장)’을 맡아 시너지를 낼 것으로 전망했었다.
실제로 CJ그룹은 사회공헌단장 자리를 비워두고 있다. 당초 변동식 CJ주식회사 총괄부사장을 내정했지만, 변 대표가 CJ헬로비전으로 가게 되면서 공석으로 남겨 뒀다. 이번 인사에서도 민희경 CJ 공유가치창출(CSV)경영실장(부사장)을 ‘사회공헌단장 대행’으로 임명했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사회공헌 사업 수장으로서 향후 복귀 시기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CJ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경영전략총괄 산하에 기획실을 신설하는 등 급변하는 사업 환경 변화에 따라 전략기획기능을 강화하는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