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세탁기 세이프가드 조치, 미국 경제에 악영향"
2017-11-22 08:28
美무역위 "삼성·LG 등 외국산 세탁기 수입 120만대 초과시 50% 관세"
"수입산 규제가 시장 경쟁 저해 등 미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
"수입산 규제가 시장 경쟁 저해 등 미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삼성, LG 등 외국계 제조업체들의 불법 무역 관행으로 미국 내 산업 생산과 경쟁력이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며 조건부 50% 관세 부과 등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권고안을 마련한 가운데 이같은 조치가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뉴스 등 미국 현지 언론이 21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ITC는 삼성, LG 등 외국산 세탁기의 수입량과 관련, 첫 3년간 120만 개를 초과할 경우 관세 50%를 부과하라고 권고했다. 다만 삼성과 LG가 수출하는 세탁기 중 한국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세이프가드 조치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당초 ITC는 삼성과 LG를 겨냥한 미 가전업체 월풀의 세이프가드 청원에 따라 모든 외국산 세탁기에 대해 50%의 관세 부과를 검토했으나 실제 관세 이행 여부에 대한 내부 분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TRQ(저율관세할당)를 120만 대로 설정, 50% 관세 부과의 조건으로 삼은 것도 이런 이유다. TRQ는 일정 물량을 기준으로 낮은 관세를 매기는 대신 초과하는 물량에 대해서는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수입 제한 조치 중 하나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보고일로부터 60일 이내에 세이프가드 발동 여부와 수위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이 조치를 수용한다면 2002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한국산 등 수입 철강제품에 8~30% 관세를 부과한 이후 16년 만에 세이프가드가 부활하는 셈이다.
한편 사우스캐롤라이나 등 일부 지역의 국회의원들은 이달 초 ITC 위원장에게 보내는 서한을 통해 "외국산 세탁기에 50%의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 경제에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ITC는 월풀이 삼성과 LG를 겨냥해 제기한 세이프가드 청원을 심사한 뒤 "수입 세탁기의 판매량 급증으로 인해 미국 내 산업 생산과 경쟁력이 심각한 피해 혹은 심각한 피해 위협을 받고 있다"고 결론내렸다.
미국 내 가정용 세탁기 시장 점유율에 따르면 월풀이 38%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16%)과 LG(13%) 는 그 뒤를 이었다. 지난해 삼성과 LG의 미국 수출 가정용세탁기 규모는 총 10억 달러(약 1조 14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